절도에도 반성이 없는 녀석
정호는 경찰서를 거쳐 상담이 의뢰된 중학교 1학년 학생이었다. 정호가 경찰서에서 조사를 받았던 계기는, 단짝 친구 순호와 가출을 하고, 상점에서 빵을 훔쳤기 때문이었다. 때마침 순찰을 돌던 경찰이 현장에서 이들이 빵을 훔치는 것을 발견하고 경찰서에 보내졌다. 학교 교사는 정호와 순호의 상담을 의뢰하면서 순호는 현재 많이 반성 중이었지만, 정호는 전혀 반성의 기미가 없어서 걱정이라고 이야기하셨다. 정호한테는 경찰도 두 손 두 발 다 들었다는 것이었다.
상담자의 눈을 장착하고 녀석들을 지켜보기 시작했다. 교사의 말처럼 ‘찐’ 반성 순호와 ‘노’반성 정호는 달라도 많이 달랐다.
상담자 : 너희들이 한 행동에 대해 어떻게 생각해?
순호 : (고개를 조아린다. 말투는 씩씩하다) 아.. 진짜 잘못했죠. 너무 배가 고팠어요. 배가 고픈데 상점 문이 열려 있길래 충동적으로 손이 갔어요.
정호 : (고개를 떨구고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는다. )...................
상담자 : 앞으로 그런 상황이 되면 어떻게 해야 할 것 같아?
순호 : 이번에 느낀 건데, 진짜 그런 행동을 하면 안 될 것 같아요. 경찰서 가서도 무서웠고. 다시는 그런 행동을 하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정호 :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 재차 상담자가 묻자)... 잘 모르겠어요. 하면 안 될 것 같은데 자신이 없어요.
“알아. 네가 진심으로 다시는 그런 일을 하지 않고 싶다는 것을.... 그런데 이상하지? 왜 경찰 아저씨들도.. 선생님들도.. 네가 진심으로 반성하고 있는 것을 몰랐을까?”
“선생님... 저는 새엄마에게 너무 죄송해요. 엄마는 저를 많이 신경 써 주시고 걱정하세요. 매일 저를 위해서 기도해요. 가출하고 싶지 않았지만, 친구가 가출하자고 말하면 거절을 못하겠어요. 제게 유일한 친구들이에요. 경찰서에 있는 내내 아무 말도 나오지 않았어요. 경찰관이랑 선생님이랑 잘못했어 안 했어 라고 말했을 때, 전 아무 생각이 안 났어요. 엄마랑 약속했는데 지키지 못한 제 자신이 너무 미웠어요.”
‘전 약속을 잘 지키지 못해요. 더 좋은 사람이 되리라 교회 가서 다짐하지만 한 번도 제대로 지킨 적이 없어요. 위인전을 읽고 훌륭한 사람이 되는 꿈을 꾸어요. 그 사람들은 제게 어떻게 살면 좋다고 이야기해 주는 것 같아요. 하지만 저는 게을러서 아무것도 하지 않았어요.’
‘정호야. 좋은 사람이 되고 싶은 것, 훌륭한 사람이 되고 싶은 것, 다시 말해 네가 멋지고 의미 있게 삶을 살고 싶은 것은 소중한 마음이야. 다만 그걸 현실에서 지키려면 의식적인 노력이 필요해. 우린 너의 꿈이, 소망이 현실에서 습관이 되는 연습을 하기만 하면 돼!!’
세상에 맞추며 살까? 나에게 진실하게 살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