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과학자들이 시간은 동시에 존재한다고 한다. 하지만 3차원 세계에 사는 우리는 지각하지 못한다. 그렇기에 시간에 따라 살 수밖에 없고, 오히려 시간이 주는 힘을 이용해서 살고 있다. 아무리 힘든 일도 시간이 지나면 괜찮아진다. 사람은 정말 적응의 동물이다. 아무리 죽을 것 같이 힘든 시간도 버티고 버티다 보면 무뎌지는 날이 온다. 행복한 순간도 지나가고 힘든 순간도 지나간다.
너무 힘들 때는 내게 왜 이렇게 힘든 일들이 일어났는지 억울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 조금 괜찮아지니, 많이 힘들었다는 것은 그만큼 행복했다는 뜻이었다. 그렇게 많이 행복했으니, 힘든 것도 그만큼 큰 것이다. 그렇다고 행복을 포기할 것인가? 미적지근하게 행복할래?라고 묻는다면 나는 단호하게 말할 것이다. 아니요.
나는 마음껏 행복하고 싶다. 내가 느낄 수 있는 최대의 행복을 느끼면서 살고 싶다. 그리고 그에 대한 대가로 많이 힘들어야 한다면 그것도 이제는 받아들이기로 했다. 어차피 시간이 지나면 그 힘듦도 무뎌지고 잊힌다. 그리고 내게는 그 시간을 감내할만한 강인함이 있다고 믿는다. 이제까지의 힘든 시간들이 나를 그렇게 만들어주었다.
드라마 ‘괜찮아 사랑이야’에서 나오는 대사를 보고 사랑과 행복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됐다.
“정말로 사랑이 저들을 구할까?”
“그럼.”
“너도 사랑 지상주의니? 사랑은 언제나 행복과 기쁨과 설렘과 용기만을 줄 거라고?”
“고통과 원망 아픔과 슬픔과 절망, 불행도 주겠지. 그리고 그것들을 이겨낼 힘도 더불어 주겠지. 그 정도는 돼야 사랑이지.”
나는 내가 무언가 터득하면 행복하기만 할 줄 알았다. 그래서 책을 읽고 배우고 깨달으려고 애썼다. 그런데 또 힘든 순간이 왔다. 그때 알았다. 힘든 시간이 나를 성장하게 해주는 것은 맞지만, 그것이 내가 부족해서 오는 것은 아니다. 아무리 내가 행복하기만 한 삶을 산다고 하더라도 결국 나도 죽고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도 죽는다. 그러면 나는 어쩔 수 없이 힘든 시간을 맞이해야 한다. 그렇기에 무언가를 배운다고 행복만을 보장한다고 말할 수 없다.
하지만 그게 두려워 사랑을 하지 않는다거나, 사랑하는 사람을 만들지 않겠다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그 사랑하는 시간이 힘든 시간을 이길 만큼 행복을 줄 것이기 때문이다. 너무 힘들겠지만 행복했던 기억이 나를 이겨낼 수 있게 도와줄 것이다. 그리고 그 행복한 시간이 힘든 시간보다 훨씬 긴 시간이 될 것이고 오래 기억될 것을 안다.
그러니 마음껏 사랑하고 마음껏 행복하자. 그 기억들이 어떤 힘든 순간도 버틸 수 있는 힘을 줄 것이다. 아직 오지 않은 두려운 상황과 걱정들은 미뤄두고, 지금 나를 가장 행복하게 해주는 것을 선택하고 사랑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