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과 가을이 머무는 계절, 우리는 금요일마다 퇴근 후 바다로 향했다. 월요일부터 쌓였던 스트레스가 마음을 짓누를 때면 피신하듯 바다로 떠났다.
도착하면 캠핑 의자를 펼쳐 앉는다. 그리고 두세 시간, 멍하니 파도 소리를 들으며 별을 보기도 하고 노래를 들으며 책을 읽기도 한다. 가끔은 물고기 한 마리를 낚고 싶은 날도 있다. 그럴 땐, 눈에 불을 켜고 남편이 던져 놓은 낚싯대를 주시하며 기다렸다가 낚고, 또 기다리고를 반복한다. 남편은 그런 나를 보고 가벼운 웃음을 지으며 다음 지렁이 미끼를 준비한다.
그렇게 우리는 바다에서 쉼의 일상을 보낸다. 모래를 품고 밀려나는 파도는 힘들었던 마음까지 떠안아주는 것 같다. 파도가 나의 울퉁불퉁한 마음의 낱알을, 무엇이라 형용할 수도 없고 정의할 수 없는 감정을 기꺼이 쓸어간다. 쓸리는 파도 소리가 마치 마음을 정화해 주는 것처럼 느껴진다. 칠흑 같은 밤을 닮은 마음을 밤바다에 온통 풀어 넣는다. 반짝이는 별들 사이에서 어두운 마음을 내보이는 건 놀라울 만큼 쉬운 일이니까.
온종일 무언가를 바라보느라 지쳤던 나의 눈에게도 밤과 바다를 선물했다. 눈을 감은 듯 고요한 밤. ”밝게 빛나느라 애썼다 “고 밤이 나를 어루만져주는 것 같다.
나는 아무 걱정도 없이 하늘을 향해 고개를 젖히고 별을 헤아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