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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땜미 Oct 27. 2022

유아는 놀이를 통해 배운다

2022년 7월 29일, 정부가 초등학교 입학 연령을 기존 만 6세에서 만 5세로 낮추는 학제 개편안을 발표했다. 이에 8월 1일에 30여 개 교원·학부모 단체가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만 5세 초등학교 조기입학 학제개편안을 철회할 것을 촉구했다. 나는 어떤 단체에도 속해있지 않지만 개인으로 만 5세 초등 입학 반대 시위에 참여했다.

내가 본 만 5세 유아들은 포옹하는 걸 좋아하고 어른이 비행기 태워주면 깔깔 웃는 아직 어린아이 들이다.

응가 닦기, 줄 서기,  젓가락질, 연필 잡는 법, 이름 쓰기를 배워야 하는 시기. 이렇게 배울 것이 많음에도 하루 종일 신나게 놀기만 해도 어른들은 친절하게 지켜보며 기다려주어야 하는 시기.

2019년에 교육부는 갑작스럽게  누리과정을 개편했다. 유아들을 보육·교육하는 방식이 바뀌는 건 당연했고 작성해야 하는 계획안 등 모든 것이 바뀌었다.

그뿐 아니라 모든 교사들이 오프라인 직무연수(필수교육)를 받는 과정이 고난이었다. 교육장이 부족하여 구민회관, 학교 대강당 같은 곳에 200~300명이 들어가서 의자만 덜렁 놓고 몇 시간씩 교육을 받아야 했던 게 생생히 기억난다.



2019년 12월은 매우 추웠다. 그러나 교육장에 난방기라곤 문 밖에 단 한 개뿐이었다. 다들 알 테지만 2019년 12월은 코로나가 발생한 시기여서 직무연수가 예정되었다가 취소되었다가를 반복하며 굉장한 불편을 안겨주었었다.

*누리과정: 만 3~5세 유아에게 공통적으로 제공하는 교육·보육 과정.

그럼에도 교사들이 열심히 필기해가며 직무연수를 듣고 현장에 적극적으로 적용한 것은 '유아는 놀이를 통해 배운다'라는 말에 깊이 공감했기 때문이다. 

만 3-5세 유아는 놀이를 통해 배운다. 스스로 놀이를 주도하고 스스로 배운다.

그런데 3년도 채 지나지 않은 오늘날 교육부는 손바닥 뒤집듯 말을 바꿨다. 아이들의 놀잇감을 빼앗고 책상 앞에 앉히란다. 도저히 참을 수가 없다는 마음으로 반대 시위에 참여하게 되었다.


결국 교육부 장관 박순애의 사퇴와 함께 만 5세 조기 입학의 현실적 한계가 대두되었지만 다시는 이렇게 교육 현실과 동떨어진 정책을 내놓지 않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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