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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북 A매치 금융공기업 입사 기록 2 11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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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코메디아 Jun 14. 2022

면접에 가야해서 퇴사합니다

2019년 5월의 나

~~5월 9일(목) : S모 기업 1차 면접~~

~~5월 15일(수) : A매치 금융공기업 1차 면접~~

5월 17일(금) : S모 기업 최종 면접

- 5월 20일(월) : S모 기업 최종 결과 발표

5월 21일(화) : N모 기업 원데이 면접

- 5월 22일(수) : A매치 금융공기업 1차 면접 결과 발표

5월 28일(화) : A매치 금융공기업 최종 면접

- 5월 30일(목) : A매치 금융공기업 최종 결과 발표

6월 4일(화) : N모 기업 최종 결과 발표

소상공인들을 케어하는 비전과 미션을 갖고 있는 S모 기업의 1차 면접과, 내가 선망하던 A매치 금융공기업의 1차 면접을 모두 마친 후 상당히 지쳐있었으나, 의대 교수님들을 위한 카네이션 제작 및 전달과 관련된 업무를 준비하면서도 다음 날 있을 S모 기업 최종 면접에 대한 걱정을 놓을 수 없었다.

글을 일독하다 보면 읽는 분들도 느끼겠지만, 면접을 준비할 시간이 정말 부족했다. 면접을 집중적으로 준비해야 하는 기업이 3개였던 데다가, 당시 부서 업무가 다소 과중하여 선택과 집중이 필요한 시점이었다. 업무시간에는 업무에 집중하고, 퇴근하고 나서는 당장 내일 면접을 치러야 하는 기업의 정보를 어떻게 내 것으로 만들 것인가에 집중했다.

최종 면접은 1차 면접과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1차 면접이 실무진 면접으로 이루어져서 지원자의 실무적 능력을 테스트하는 데 집중되어있다면, 최종 면접은 지원자를 최종적으로 우리 회사의 신입으로 받아들일 것인지를 임원들의 시선에서 판단하는 작업에 가깝다. 전자는 '이 친구와 같이 일하면 좋을까?', 후자는 '이 친구가 우리 회사에 정말 와서 열심히 일하고 성과를 낼까?'에 치중되어 있다.

따라서 1차 면접 때보다 훨씬 더, 기관 홈페이지에 나와있는 기관의 비전과 미션, 인재상, 그리고 기관장 인삿말 및 신년사 등을 자세히 찾아보고 내 것으로 만들어야 한다. S모 기업의 최종면접 전날에도 이 부분을 집중해서 파악하고자 했다.

낮에는 병원에 적합한 인물을 뽑고, 밤에는 금융기관에 적합한 인물로 뽑히고자 고군분투했던 나날들이었다.

3. S모 기업 최종 면접 (5.17)

마지막 연차휴가를 소진했다. 1차 면접 때와 동일하게 본사 18층에서 치러졌으며, 3명이 조를 이뤄서 면접장에 들어갔다. 면접관은 6명 정도 있었으며, 면접은 총 20~25분 정도 진행되었다. 따라서 많은 시간이 주어진 것은 아니나, 그 안에 최대한 내가 이 기관과 FIT이 맞다는 것을 증명해보이려 노력했다.

- 소상공인들이 한계 자영업자로 전락하는 원인과 이에 대한 해결방안

- 매슬로의 욕구 5단계 중 ‘사회적 욕구’를 실현하기 위해서 직원으로서 어떻게 해야 하는가?

질문이 다소 난해했고 뜬금없기도 했으며, 예상을 벗어난 맥락이었으나, 최대한 '면접관이 던지는 의도가 무엇인가?'를 떠올리며 이에 맞추려고 했다. 최종면접에는 100%의 정답이 있다기보다, 모범이 될 만한 지원자의 상이 있다고 생각한다. 전자를 맞히려고 애를 쓰기보다는, 후자가 되어보려고 했다.

짬내서 간 꽃구경. 충전이 필요했다.

주말이 되었고, 무언가 개운했다. 아직 그 어떤 것도 결과가 나오지 않았지만, 이번 주말이 지나고 월요일이 되면 최종 결과가 나올 것이라는 생각에 걱정되면서도 개운했다. 한강공원도 돌아다니고 꽃구경도 했다. 드디어 봄을 제대로 즐기는 듯했다.

만약에 합격한다면, 조금은 충전하고 싶었다. 닿을 듯 말 듯한 어딘가에 닿아보려 하루하루 나아가려 했던 지난 날들을 기쁜 마음으로 추억하면서, 잠시나마 힐링하고 싶었다.

만약에 불합격한다면, 나는 연차휴가를 모두 소진했기 때문에 앞으로의 면접 일정을 모두 스톱해야 했다. 최종 면접들을 다 버려야 한다니, 끔찍한 일이었다. 최종 면접에 참여하기 위해서 병원을 그만둔다? 그건 있을 수가 없는 일이었다. 리스크 높은 일에 뛰어들기 위해 내 첫 번째 직장을 어떻게 때려치우겠는가. 그럴 수는 없었다.

그래도 면접에는 가고 싶었다.

이러한 마음만 간직한 채, 월요일이 되어 또 다시 지하철에 올랐다. 여느 때와 같이 출근을 했고, 나는 내 자리에 앉아 나에게 주어진 일들을 수행했다. 팀원들과 2000원짜리 교직원 식당에 가서 급하게 점심을 먹었고, 나 혼자 빠져나와 스타벅스에 앉아 혼자만의 시간을 보냈다. 화창한 오후였고, 나는 예정된 시간에 S모 기업 채용 홈페이지에서 결과를 확인했다.

S모 기업 최종 합격

최종 합격, 올해 첫 성과였다. 오후 3시의 나는 아주 급박하게, 이 소식을 확인했다. 주위를 둘러봐도, 이 소식을 당장 알려 뛸 듯이 함께 기뻐할 사람이 없었다. 아직 부모님한테는 이직을 준비한다고 말씀도 드리지 못했다. 마음 속에서 나는 방방 뛰어다니며 만세를 불렀다.

이직하는구나.

나는 차분한 마음으로 팀장님께 이 사실을 말씀드렸다. 사실 이 결과를 얻기 1~2주 전, 팀장님과 산책을 하다가 진행 상황을 말씀드린 적이 있었다. 사실은 지금 금융공기업으로의 이직을 생각하고 있다고, 지원서도 몇 개 넣은 상황이라고. 이 이야기를 드렸을 때, 팀장님이 다소 화를 내실 것이라 생각했다. 그래도 미리 말씀드려야 할 것 같아, 짜증 받을 것을 감수하고 말씀드렸던 것이었다.

그런데 팀장님이 되게 잘 됐다며, 꼭 합격하라고 응원을 해주셨었다. 당신도 어릴 때 노무사를 해보고 싶었는데 어찌저찌하다 노무사는 결국 못하고 병원에서 인사팀장을 하고 있다며, 해보고 싶었던 것을 못 하면 나중에 후회한다며, 지금 늦지 않았으니 꼭 도전하라며, 나를 진심으로 격려해주셨었다.

이처럼 나를 응원해주셨던 분께, 곧장 내 합격 소식을 전할 수 있었다. 이 소식은 그대로 팀 내 공유되었고, 팀원 분들은 내심 아쉬워해주시면서 한편으로 이직을 부러워해주셨다. 아니, 이직을 부러워했다기보다는 어린 날의 도전에 따른 성취를 부러워하신 게 아닌가 싶다.

나는 당장 내일 있을 N모 기업의 원데이(최종) 면접에 참석하기 위해 S모 기업 최종합격 당일, 대학병원 교직원을 사직했다. 과감하게 떠났다. 팀장님의 배려가 한몫한 것이므로, 아직도 팀장님께 고마움을 느낀다.

집에서 나올 때는 대학병원 교직원, 집으로 들어갈 때는 금융기관 최종 합격자가 되어있었던, 묘한 날이었다. 하지만 나는 다음 날 있을 N모 기업의 면접에 대비하기 위해 집에 가자마자 면접 준비에 돌입했다.

(다음)

<A매치 금융공기업 입사 공유의 건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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