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알람은 언제부터 오전 5시 10분에 맞춰있다.
그런데 종종 잠깐의 새벽 공기마저 방해를 받을 때가 있다.
둘째의 "엄마" 소리에 결국 하던 일을 멈춘다.
뭐든 마음대로 흐르는 일상이 아니면 화도 났다가, 답답도 했다가...
그런데 굳이 그 시간을 내 시간으로 사용하지 않아도 괜찮다는 것을 알았다.
더 그 시간을 쓴다 해서, 해야 할 일을 하지 못 하는 것도 아니었다.
결국 내가 해야 할 일은 십분, 이십 분 온전히 보장받을 때 해도 되는 것이었다.
그 시간에 아이 옆에 누워 눈을 감고 이런저런 생각을 정리하거나...
미처 사지 못 했던 우유, 기저귀 등을 사는 등 자투리 일을 한다.
누워서 휴대폰 빛을 최대한 낮춘 뒤 조용히 휴대폰을 만지작하다 보면
아이도 조금 더 눈을 붙인 뒤 다시 기분 좋게 일어난다.
일의 순서를 잠깐 옮기는 것뿐이지
아예 못 하는 건 아니다.
오늘도 새벽에 알람 울렸고 '일기도 쓰고 이것저것 정리를 해야지'했지만
연이어... 연기를 할 수밖에 없었고
결국 3일 뒤, 일기를 쓰고 다음 달 다이어리 일정을 정리했다.
그래도 한 것이 어디겠냐만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