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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에이드 Oct 09. 2022

쉽게 읽는 돈키호테 1-35

<당치 않은 호기심을 가진 자에 대한 이야기>가 끝나다

<당치 않은 호기심을 가진 사나이> 이야기를 읽고 있는데 갑자기 산초가 소리치며 나타났다.


* 산초 : 여러분! 주인님 방으로 빨리 와보세요! 돈키호테 나리가 미코미코나 공주님의 원수인 사팔뜨기 거인의 머리를 댕강 베어버렸습니다요! 바닥에 피가 철철 흐르고 모가지가 잘려 떨어지는 걸 제가 봤습니다요!


사람들이 놀라 달려가 보니, 돈키호테는 몽유병처럼 보였다. 그는 꿈속에서 미코미콘 왕국의 원수와 결투를 벌이는 중이었고 현실에선 붉은 포도주가 가득 든 가죽 부대에 칼질을 해대서 방 안이 온통 포도주 투성이었다. 잠에서 깨지 못하는 돈키호테를 겨우 진정시켜 다시 재우고, 손해 배상하라고 길길이 날뛰는 객줏집 주인에게 신부님은 변상을 약속했다. 


* 손해 배상 목록 : 지난번에 하루 숙박비, 저녁밥값, 짐승의 먹이값, 이발사가 빌려가서 반납했지만 이미 망가져서 사용이 불가능하게 된 꼬리값, 못 먹게 된 포도주 값, 찢어진 가죽부대 값




다시 <당치 않은 호기심을 가진 사나이> 책으로 돌아오자. 


배신자 친구와 아내의 연기에 속은 안셀모는 아내의 정절에 만족했다. 그러던 어느 날 밤 몸종 레오넬라의 방에서 구두 소리가 들렸고, 마침 지나가던 안셀모가 듣고 문을 열었다. 후다닥 나가는 어떤 남자를 잡으려 했지만 레오넬라가 붙잡는 바람에 놓쳤고 몸종이 자기와 결혼할 예정인 애인이라고 말했지만 안셀모는 믿지 않았다. 사실대로 말하지 않으면 죽여버리겠다고 위협하자 레오넬라는 더 중요한 이야기를 해줄 테니 하루만 기다려달라고 했다. 안셀모는 내일까지 기다려주기로 하고 몸종을 방에 감금해놓은 다음 아내를 찾아가서 방금 있었던 일을 이야기한 후 잠이 들었다.


카밀라는 하녀가 말할 예정인 더 중요한 이야기가 분명 자기의 밀회일 거라 지레짐작하고 레오넬라에게 확인해보지도 않은 채 보석과 돈을 챙겨 몰래 로타리오의 집을 찾아갔다. 이야기를 전해 들은 로타리오는 당황 했고 일단 몸을 피해야겠다는 생각에 카밀라를 자기 누이가 운영하는 수녀원으로 데려갔고, 자신도 도시를 떠났다. 


다음날 아침 안셀모는 레오넬라를 감금해 놓은 방문을 열었으나 하녀는 창문을 통해 도망친 후였다. 아내에게 그녀의 몸종이 사라졌다고 알리려고 찾아갔지만 아내도 보석도 돈도 없어져서 이상하다고 생각했다. 자신의 불행을 말하려고 친구 로타리오를 찾아갔는데, 하인들이 간밤에 주인이 있는 돈을 다 챙겨 사라졌다고 알려주었다. 


피렌체 온 도시에 소문이 났으며 친척들까지 다 알게 되었고, 버림받았다는 것을 깨달은 안셀모는 자신의 불행에 절망하며 다른 도시에 사는 친구를 찾아갔다. 친구에게 너무 힘드니 방에서 좀 쉬게 해달라고 부탁을 한 다음 유언장을 적고 그대로 죽어버렸다. 유언장에는 그녀를 용서한다는 내용이 적혀있었다.


로타리오는 자신의 행동을 후회하며 전쟁에 참전했다가 죽었고, 


남편의 죽었어도 계속 로타리오를 기다리던 카밀라는 그의 사망 소식에 수녀가 된 후 며칠 안되어 슬픔과 우울증으로 죽고 말았다.



>> 읽는 동안 결말이 어떻게 될까 궁금했는데 3명 다 죽었다여서 마음에 든다. 

의처증이든 의부증이든 이런 사람의 배우자로 있는 사람이 평온한 결혼생활을 할 수 있을 리 없지. 마지막에 아내를 용서한다는 유언장을 남겼기 때문에 안셀모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적어도 남 탓만 하는 사람은 아니란 말이지. 고통스럽지만 그 밑바닥까지 내려가 철저히 점검해보았기 때문에 용서라는 글자를 남길 수 있었던 거니까. 사람은 모든 걸 다 잃고 나서야 깨달을 수 있는 걸까?


남의 것을 탐한 로타리오의 뒤늦은 전쟁 참여는 또 다른 자살시도로 보인다. 어쩔 수 없었다는 이유로도 정당화될 수 없으며 어디를 가도 따라다닐 죄책감은 죽을 기회가 많은 곳으로 그를 몰아갔을 것이다.


카밀라가 수녀원에서 마지막까지 기다린 것은 로타리오였다. 로타리오의 사랑고백이 만들어진 것이었다는 것을 끝까지 몰랐다는 것이 다행일까? 안셀모도 로타리오도 사랑은 진심이었겠지만 그 깊이가 다를진대 안셀모만큼 진실과 대면할 기회가 없었다는 점이 아쉽다. 




* 안셀모의 유언장

한 어리석고 당치 않은 욕망이 나의 목숨을 빼앗았습니다. 내가 죽었다는 소식이 카밀라의 귀에 들어가거든, 내가 그녀를 용서한다고 전해 주십시오. 그녀는 기적을 행할 의무가 없었고, 나 또한 그녀가 기적을 행하기를 바랄 필요가 없었으니까요. 결국 나의 불명예를 만들어 낸 장본인은 바로 나였으니, 내가 무엇 때문에....565p.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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