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헬스장을 끊었다.
'회사 소유'의 헬스장은 아니다.
단지 회사 건물에 헬스장이 있다.
우리 회사에 그리 좋은 복지가 있을 턱이 없다.
1년 치를 끊었다.
점심때 운동을 하기 위해서다.
살을 빼지 않으면 올여름 출근할 때 입을 옷이 없다.
"아니, 왜 회사 헬스장을 끊어요?"
회사 후배가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물었다.
"나는 정말 단 1분도 회사에 있기 싫던데"
후배의 연이은 질책에 나도 고개를 끄덕였다.
실은 나는 단 '1초'도 회사에 있기 싫다.
그런데 왜 회사에 있는 헬스장을 끊었냐고?
회사 사람을 만날 수 있는 그런 상황을 만들었냐고?
우선 나에겐 합당한 이유가 있다.
첫째, 가기 편한 곳에 끊어야 운동을 하게 된다.
둘째, 할인행사로 싸다.
셋째.. 이게 가장 중요한 이유인데.. 회사에 오기 위한 동기부여이다.
'회사는 가기 싫지만 운동하러 간다고 생각하고 가자!'
이 말이다.
샛째 이유까지 말하자 그제야 후배는
"아... 한 수 배워야겠습니다"
라며 고개를 조아렸다.
'그래. 내가 회사를 다닌 횟수가 얼만데.
나에게도 나름 내공이 있단다.'
지금까지 이십 년 넘게 회사를 다니면서
일하느라, 약속 잡느라 점심시간을 활용해 본 적이 없다.
점심시간에 운동하러 간다는 직장인들의 이야기는
딴 세상 놀음이었다.
하지만 이번에 난생처음으로 점심시간을 활용할 수 있는
기회가 왔다.
물론 난 놓치지 않았고, 나도 그런 직장인 놀음을 해 볼 생각이다.
이 점심시간 운동이 내게는 작은 사치처럼 행복감을 준다.
그것도 회사 건물에서의 놀음이라니
더더욱 희열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