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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나 잘 되려고...

by 아라

작년인가 《유 퀴즈 온 더 블럭》에 배우 천우희가 출연한 것을 우연히 보았다.


그녀는 우연히 친구 따라가 연극반에 가입하고 연기의 재미를 느껴 배우가 되기로 결심한다.

그런데 연기자로 자리잡기까지 순탄치는 않은 시간을 보냈다.

오디션을 보러 가면 최종까지 가서 계속 떨어졌다.

"연기는 너무 좋은데,

마스크가 너무 배우적인 얼굴이야."

라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배우할 수 없다, 못 생겼다는 뜻이라고.


그런 얘길 들으면 허탈하긴 했지만 타격감은 별로 없었다고, 힘들다고 생각하지는 않았다고 했다.

그녀는 조금 다르게 생각했다.

"얼마나 잘 되려고 이럴까?"


식당에서 전 부치는 알바를 하면서도

"내 인생이 점점 버라이어티해지는군. 재밌겠어!"

"그냥 에피소드 하나 더 생긴다고 생각하지, 뭐."

생각했단다.


출처: 《유 퀴즈 온 더 블럭》, ⓒ tvN.


그녀는 이런 상황에서 "내가 할 수 있는" 것에 집중했다.

그녀는 자기 객관화를 하기 위해 다른 배우들을 검색해 보면서 자신이 가진 강점을 찾고,

어떤 배우가 되고 싶은지 고민하며 직접 포트폴리오를 만들기도 했다.

그러면서 배우로서 나만의 길을 고민하는 계기가 되었다고.


출연하고 싶은데 오디션에서 계속 떨어지니까 분명 연습을 엄청나게 했을 것이다.

얼굴이 못 생겨서 배우하기 어렵겠다고 하니 분명 연기로 승부를 하려고 했을 것이다.


어려움 속에서 쉬지 않고 연습했을 것이다.

어려움 속에서 연습하며 실력이 쌓였을 것이다.

어려움 속에서 알바하며 멘탈도 강인해졌을 것이다.


그리고 그녀는 (이 날 말로 표현하지는 않았지만)

아마도 알았을 것이다.

이 어려움을 넘고 나면 결과가 주어질 것이라는 것을.

이 어려움을 넘어서야 꿈이 실현될 수 있다는 것을.


누군가는 연예인이나 스포츠 스타를 볼 때,

연기하는 사람, 운동하는 사람 등으로 볼 지 몰라도,

나는 그리 보지 않는다.

다 내가 배워야 할 사람들이다.

자기 분야에서 꿈을 이룬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꿈을 이루는 과정에서 중요한 것이 무엇일까?

도전 정신, 끈기, 노력, 열정, 운...

많은 것들이 있을 것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어쩌면 ‘운’일지도 모른다.

늘 꿈을 이룬 사람들은 ‘운이 좋았다’고 말한다.

그러나 ‘운’은 사람이 통제할 수 있는 게 아니다.

'운'은 결국 하늘이 돕는 것인데,

하늘은 어떤 사람을 돕는가?


하늘은 '스스로 돕는 사람'을 돕는다.

그러니 스스로 도와야 한다.


그 중 하나는 매일 매일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중요한 것이 또 하나 있다.

꿈을 이루는 과정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닥치는 어려움, 시련 혹은 시험을

어떻게 통과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믿는다.


다치고 상처받을 수 있으나 포기하지 말아야 한다.

넘어질 수 있으나 다시 일어나야 한다.

어려움이 닥치면 천우희처럼 생각해 본다.


"얼마나 잘 되려고 이럴까?"


"(중략) 누군가 꿈을 이루기에 앞서, 만물의 정기는 언제나 그 사람이 그 동안의 여정에서 배운 모든 것을 시험해보고 싶어하지.


만물의 정기가 그런 시험을 하는 것은 악의가 있어서는 아니네. 그건 자신의 꿈을 실현하는 것 말고도,만물의 정기를 향해 가면서 배운 가르침 또한 정복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일세.


대부분의 사람들이 포기하고 마는 것도 바로 그 순간이지. 사막의 언어로 말하면 ‘사람들은 오아시스의 야자나무들이 지평선에 보일 때 목말라 죽는다'는 게지.


무언가를 찾아나서는 도전은 언제나 '초심자의 행운'으로 시작되고, 반드시 '가혹한 시험'으로 끝을 맺는 것이네." (주2)


주1> tvV, 《유 퀴즈 온 더 블럭》

주2> 파울로 코엘료, 《연금술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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