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소풍 Aug 30. 2022

항암육수-생각보다 쉬운 항암생활화

항암은 투병보다 생활화로

항암 육수 

생각보다 쉬운 항암 생활화


한때 항암이라고 붙어있는 것은 뭐든 하려고 노력했었어.

아빠의 암이 재발하는 것이 너무나 두려웠던 그 때

뭐든 못할 것이 없을 것 같았던 그 때 

버섯이 특히 좋은데 가족들이 좋아하질 않아서 항상 육수에 듬뿍 넣고 끓였지. 

국물 요리는 다 이걸로 하는 거야. 잔치국수, 수제비, 김치찌개, 된장찌개, 비지찌개, 떡국, 달걀국, 김치, 나물…. 뭐든지. 


20년 정도 지나니까 항암이란 단어는 서서히 잊히고 그냥 습관처럼 육수를 끓여두고 반찬을 만들게 되더라고.  

재료를 늘 사 두는 거지. 

좋은 것들이 보일 때마다

멸치, 다시마, 황태, 표고, 파, 마늘, 양파, 고추

재료는 그때그때 달리 해보는 거야. 

멸치 대신 소고기를 넣거나, 

황태를 넣거나 넣고 빼고 하는데 기본으로 마늘이나 표고는 늘 듬뿍 넣고,

혹 주변에서 양파나 마늘 시골에서 주셨다고 나눠주시는 분들이 있으면 그걸 듬뿍 넣고. 

하여튼 있는 재료를 듬뿍 넣고 그때그때 당기는 대로 응용하면 돼. 

칼칼하게 하고 싶으면 청양고추 넣고. 

이 모든 기본 재료들이 다 좋은 거니까. 


몸이 힘들거나 요리하길 싫을 땐 

국물다시 팩을 사서 쓰고 그것도 힘들면 알약 모양으로 나온 가루 천연양념도 넣어보고. 

가끔은 육수에 파는 천연양념을 추가하기도 하고. 

표고 가루는 사 두고 된장찌개에 넣으면 감칠맛이 좋더라. 


항암식품이라고 따로 챙겨먹기 힘드니 국물에 항암 재료를 듬뿍 넣어서 모든 국물로 쓰는 걸 생활화하면 생각보다 항암식품 생활화가 어렵진 않을거야. 

병을 두려워하기보단 식재료를 건강하게 쓰면 몸도 맘도 편하더라.

이걸 깨닫기까지 20년이 걸리긴 했어.

인생의 고난은 어느날 갑자기 천둥처럼 오는데

그냥 담담하게 걸어가는 게

그러다 보면 비가 그치고 천둥도 사라진 맑은 날도 온다는 믿음으로

그냥 젖은 발로

담담히 무심히 걸어가는 게 답이었는가 보다.

그런데 그게 젊은 엄마에겐 너무나 어려웠단다.

덕분에 천둥이 쳐도 치지 않아도 

내 마음의 평화가 행복임을 느끼며 이 순간을 만끽하게 되었단다.


요리도 루틴을 만들면 쉬워지지.

설겆이나 재료를 다듬거나 부엌에서 시간을 보낼 때 늘 미리 육수를 끓여놓는 거야 

5분만 끓이고 불끄고 뚜껑을 덮어놓으면 맛이 우러나거든.

그럼 다음 끼니에 이 국물을 활용해서 끓이고 졸이고 볶고 어떤 요리든지 할수가 있지.

오늘같이 비가 추적추적 오는 날은 이 국물로 수제비를 해먹어도 좋고

된장 찌개를 끓여서 고슬고슬한 밥이랑 먹어도 좋아

따뜻한 온기로 스스로의 몸과 맘을 덥히고 또 하루를 따뜻하게 살아가는 거지

딸들아

신발이 젖어서 축축한 비오는 날도

천둥이 치는 날도 

덤덤히 걸어가거라. 

따뜻하게 스스로를 돌보면서 말이야.


가장 자주 끓이는 항암육수
고기국이 먹고싶을 때는 멸치대신 고기넣고


어떤 국물 요리든지 다 넣으면 맛이 나는 항암육수-만능국물요리육수

이전 10화 아빠를 살린 항암식품은-자연.제철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