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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풍 Aug 30. 2022

아빠를 살린 항암식품은-자연.제철

 자연 그대로, 제철 그대로


아빠를 살린 항암식품은 자연 그대로, 제철 그대로

만약에 너희들이 살다가 어느날 갑자기 몸이 아프다면 그땐 어떻게 해야 할까?


엄마 아빠는 서울 아산병원에서 암 선고받고 수술을 기다리며 병원 도서관에서 책을 빌려 읽었단다.

암에 관한 책들. 그리고 집에 돌아와서는 암을 극복한 사람들의 수기. 암을 이긴 사람들의 요리법, 암을 연구한 의사들, 약사들이 쓴 책을 읽었지.


그분들의 한결같은 이야기는 자연식.

그건 모든 병에 통하는 건강법인 거 같다.

뭔가 자연의 흐름이 깨졌을 때 우리 몸에 병이 나는데 자연을 가까이하고, 자연에 적응하고, 항상 움직이려 하면 사람의 몸은 건강해진다는 것.

깊이 공감하며 서른두 살 어린 나이에 아빠와 엄마는 서울 생활을 정리하고, 자연과 가까운 산 아래 외할머니댁으로 암을 이기기 위해 이사를 왔어.


날마다 뒷산을 오르고, 자연에서 나는 먹거리를 찾았지. 그때 외할머니 외할아버지가 텃밭에 심어주신 풋고추, 상추, 오이, 가지, 호박은 날마다 반찬으로 제철에 먹고 토마토는 상자로 지인에게 구해서 토마토가 밭에서 나오는 한 매일 먹었단다.

양배추가 위암에 좋은데 많이 먹기가 어려워서 그런 건 즙을 사서 먹고. 할아버지가 키우시는 아로니아는 가루로도 먹고 즙으로도 먹고. 산딸기, 오디, 자두, 살구, 감같이 집에 있거나 집 근처에 있는 것들은 간식으로 먹고.


조금씩 텃밭에 약 없이 농사도 지어 실패도 해보고 그렇게 20년이 지난 거야.

그러고 나니 주변에서 암이며, 당뇨, 혈압 문제들이 생기는데 아빠와 엄마는 도리어 건강한 50이 되어있더라.


인생은 다행히도 짧지 않아서 젊은 날에 암에 걸려 자유롭게 일하지도 놀지도 못하게 되어 억울하다던 아빠와 시름이 많았던 엄마는 이제 편안하고 건강한 50대란 상을 받았단다. 건강한 너희들 세 딸도 같이 선물로 받고 말이야.


살다가 아프다면 엄마, 아빠의 이야기를 되새겨보렴.

혹 엄마 아빠가 이 세상에 없을 수도 있으니 글로 남겨야겠다 싶었어.

자연으로 돌아가고 휴식과 편안함을 주고

나의 생명에 최선을 다하다 보면

어느 날 자유로운 삶이 풍요로운 삶이 다시 너에게 돌아온단다.

그리고 나와 같이 힘든 시간을 보내는 누군가에게 용기를 주거나 작은 팁들도 줄 수 있고 말이야.


외할아버지도 약국을 하시다 폐결핵에 걸려 다시 죽을 고비를 넘기시며 낚시하고 아이들을 돌보며 휴식하고, 삶의 의욕을 일깨워 시골 농장을 하며 자연에 가까운 삶을 선택하셨고

80세 이상을 사시며 우리 가족을 평생 돌보실 수 있었다는 걸.

외할머니가 해주었던 이야기를 되새기며 엄마는 이제야 정리가 된다.


자연에 가까워지면 사람은 겸손해지고 평온해지며 건강해진다는 것.

자연에서는 몸은 힘들지만 이내 적응하여 자연스럽게 늘 몸을 움직이며 스스로 건강해진다는 것.

외할머니, 외할아버지와 시골에 와서 사는 법을 자연스럽게 익히며 건강해지고, 너희 셋을 돌보며 쉼 없이 힘들게 움직였기에 건강해졌다는 것.

엄마, 아빠가 건강하게 살 수 있었던 것은 우리 부모님의 덕이고 너희들의 덕이라는 것을 말이야. 


암에 걸린 아빠로 인해 서른부터 너무 일찍 늙고 힘들고 지쳤다고 원망했지만,

실은 어떻게든 살려는 그 몸부림으로 우리는 살았고 깨달았고

비로소 몸도 맘도 단단해졌다는 걸

부모님, 아빠, 너희들 모두 내 인생의 은인이라는 걸 이제야 깊이 알겠구나.


자연에서 온 모든 것은 아빠를 살리고

우리 가족을 건강하게 해주었기에

앞으로도 자연과 가까이 살고

자연에 감사하며

자연에서 일구고 가꾸며 살아가리라 마음먹는단다.

자연으로 돌아갈 그 날까지 말이야.

그런데 아직도 우리집 마당과 텃밭은 늘 풀이 이긴다.

풀에서 지고 벌레에게 져서 온 사방이 지저분하지만 그래도 풀 속에서 부추를 베어서 양념장을 만들며 오늘 저녁도 행복하다. 자연에 어울러 살고 있으니 오늘도 우리 가족 건강하겠지.




토마토

대저 토마토, 완숙 토마토 한 상자씩 사놓고 매일 먹었어.

설탕도 뿌려 먹고, 갈아서 주스로 먹고, 주스에 사과나 자두 복숭아 살짝 넣어 향을 내서도 먹고 생모짜렐라 치즈를 곁들여 카프레제로 먹고. 주머니빵에 마리네이드 토마토로 만들어 넣어먹기도 하고.



두릅

집 근처에 참두릅, 개두릅(엄나무)이 있어서 매해 순을 할머니가 따주셔서 데쳐서 고추장이랑 매실액 넣고 무쳐서 먹었지. 엄나무 줄기는 잘라서 말려두었다가 삼계탕에 넣어먹기도 하고.


풋고추

매일 따서 여름 반찬으로 고추장 찍어 먹고. 살짝 쪄서 어린 고추 무침으로. 매워지면 된장찌개 칼칼하게 썰어 넣고     


상추

심어서 먹는 재미가 솔솔

씨를 뿌려서 나는 어린 상추를 솎아 먹는 움큼 쌈. 정말 입에서 살살 녹는 채소 맛이야.

여기에 제육복음을 해서 고추장 넣고 싸 먹으면 일품. 이런 걸 먹어봐야 채소가 맛있는 게 뭔지 스스로 알게 되지. 그래서 엄마는 너희들한테 한 번씩은 먹어보라고 했거든. 중학생 정도 되면 저절로 풋고추를 고추장에 찍어 먹고 상추에 고기를 싸 먹더라.

    


호박, 가지

브런치 가게에 갔더니 오이랑 가지랑 버섯을 햄이랑 달걀부침이랑 같이 주는데 아주 맛있더라. 우리도 늘 해 먹던 건데. 그래서 어렵게 먹을 필요가 없었네 싶었지.

그래서 애호박이 나오면 송송 썰어서 들기름에 노릇하게 구워. 가지랑 버섯도.

그리고 여름 양념장을 솔솔 위에 얹어주면 끝.

브런치 느낌 나려면 달걀부침 반숙에 기다란 소시지를 칼집 내어 구워주면 되지. 너희들 아침으로도 해주었고.     



오이

이건 과일처럼 저녁 먹고 감자 칼로 깎아 먹고, 등산갈 때 싸가고 오이생채에 오이지에 여름내 오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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