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이란 단순히 독립적인 가족이 생기는 의미뿐 아니라 돌덩이보다 무거운 책임감을 지는 일이란 생각을 한다. 여자에겐 결혼이 갖는 의미가 더 특별한 것 같다. 상대적으로 희생을 감수해야 하는 일이 더 많이 일어나고 연애와 결혼 사이에 일어나는 무쌍 찬란한 색깔 변화를 부지런히 받아들여야 한다. 결혼은 현실이란 말이 무엇인지 년 수가 차면서 점점 더 공감하게 된다. 내가 온전히 나일 수 있는 시간은 아기가 잠을 자는 잠깐 동안 가능하고 커피 한 잔의 여유는 후다닥 부어 들이켜는 목축임이 되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혼의 의미가 아름답다 신비스럽다 하며 감탄하게 되는 이유는 결혼을 해봐야만 알 수 있는 특수한 매력이 있기 때문이다. 나밖에 모르던 내가 엄마가 되고 아내가 되면서 나 아닌 또 다른 생명에게 최선을 다하게 된다. 그것이 억울하지도 않고 강요로 인한 것이 아닌 굉장히 자발적으로 행해진다는 것이다. 관점의 방향이 바뀌어 사랑을 부을 줄 아는 새로운 인간이 된다는 느낌. 한 단계 업그레이드가 되는 느낌과 함께 온전한 내 편이 생긴다는 안락함과 평온은 결혼이 주는 커다란 선물 같다. 연애시절, 수목원 연못에 떠있던 꽃들을 보며 밥풀 같다고 표현하던 남편에게 낭만적이지 못하다 화를 내던 유치한 나는 더 이상 없는 것이다.
부부싸움은 칼로 물 베기, 지지고 볶고 싸워도 맛있는 거 하나에 풀리는 마음이 부부 사이란 것도 결혼을 하지 않았다면 어떻게 알 것이며 열 달을 품어 낳은 내 자식이 이리 아름답고 귀하다는 것을 어찌 알 수 있었을까. 해도 후회 안 해도 후회라는 선택을 나는 하는 것으로 마무리 지어 여기까지 잘 건너왔다.
온전한 나의 편들과 든든히 걸어갈 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