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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이스랑 Feb 21. 2023

링컨, 당신을 존경합니다

당신을 배우고 싶습니다. 인간적인 삶, 정의로운 삶, 노력하는 삶을.

데일 카네기가 쓴 책이어서 눈길이 갔다. 많이 알고 있는 것 같았지만 링컨을 잘 몰랐다는 걸 시인하고 그를 알리고자 책을 썼다는 서문이 마음에 들었다. 

그는...

생각했던 것보다 아주 힘든 어린 시절을 살았다.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가 너무 불만이 많은 건 아닐까 할 만큼 링컨의 어린 시절은 복이 없었다. 아버지가 너무 무식해 깊은 숲으로 들어가버렸기 때문이다. 가축보다 더 못했다는 오두막 생활의 묘사가 너무 비참해 당시의 삶을 상상할 엄두가 나지 않았다.  

정말 학구파였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생각보다 훨씬 노력파였다. 셰익스피어가 정규교육을 받지 못한 것을 알고 위로를 받았던 그는 셰익스피어를 사랑했다. 법만 좋아한 줄 알았는데 그의 지평을 열어준 것은 문학이었다. 처음 알았다. 이루어지지 못한 사랑도 있었다. 피할 수도 있었는데 끝내 피하지 못한 결혼. 불행했기 때문에 어쩌면 책에 더 빠졌는지도 모른다. 끝없이 읽었고, 배웠다. 연설문을 작성할 때도 자료를 조사했고, 수십 번 고쳐 썼다는데서 감동을 받았다. 탁월함은 그냥 나오지 않는다.

그의 우울증은 상당히 심각했다. 그가 자살할까 봐 지인들이 불침번을 설 정도였다. 사랑하는 여인이 죽었고, 자식이 죽었다. 수없이 실패했고, 비웃음을 당했다. 남북전쟁 때문에 얼마나 힘들었을까. 죽어가는 사람들로 그는 쉽게 잠들기 어려웠을 거다. 자살하지 않은 것이 신기할 정도로 우울증을 달고 살았다.  

올바른 것을 포기하지 않는 소신 있는 사람이었다. 자신이 손해를 보더라도 도움이 필요한 사람을 기꺼이 도왔다. 노예 역시 '삶, 자유, 행복'을 누릴 권리를 가지고 있으며 모든 사람들과 동등한 존재라는 걸 당당하게 주장했다.  

남북전쟁이 끝난 이틀 후에 암살당했다니 통탄할 일이다. 전쟁 중에 죽었다면 남의 승리로 끝났을지도 모른다.   

신 앞에서 그렇게 간절하게 진리를 구하며 똑같이 기도했는데, 링컨과 린 장군은 같은 편이 될 수 없었다니, 신념이란 무엇일까 싶다. 


"우리가 간절히 희망하는 것은 하늘의 무서운 응징인 이 전쟁이 하루빨리 끝나는 것입니다. 그런데 하느님께서는 250년간 노예들의 무보수 노동의 대가로 축적된 모든 부가 없어질 때까지, 채찍질에 흘린 모든 핏방울이 전쟁으로 인해 또 다른 피 흘림을 지불하게 될 때까지, 이 전쟁이 계속되는 것을 바라고 계실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3천 년 전에도 말했던 것처럼 지금도 '하느님의 심판은 모두에게 참되고 정의롭다.'라고 말할 것이 틀림없습니다. 

누구에게도 원한을 갖지 말고, 모든 이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보게 하신 그 정의로움에 대한 굳은 확신을 갖고 지금 우리에게 맡겨진 일을 끝내기 위해.... 우리들 사이의, 그리고 모든 나라들과의 정의롭고 영원한 평화를 이루는 데 도움이 될 모든 일을 다 하기 위해 매진합시다."


정말 빛나는 연설이다. '국민의, 국민에 의한, 국민을 위한 정부' 게티즈버그 연설만 알았는데... 장례식장에서 다시 언급된 두 번째 대통령 취임식 연설문은... 할 말을 잃게 만드는 아름다움이다. 그렇게 힘들게 살았는데 과연 승리한 삶이라고 할 수 있을까. 인류사에 아무런 흔적을 남기지 못하더라도 가능한 한 고통을 피하고 편안한 삶이 좋다고 여기는 나는 뭔가. 20대 청춘이었다면 그의 삶을 숭고하다 생각하고 어떻게 하면 그렇게 살 수 있을까 했겠지만 50대인 나는 그가 안타깝기만 하지 따라 하고 싶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감히 그런 고통을 감내하며 추구할 진리가 내 가슴에 더 이상 남아있지 않은 듯 싶다.  

그의 진리는 승리했다. 그가 남긴 것은 아름답다. 그의 삶은 예술이다. 모든 이의 가슴에 항상 기억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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