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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세스 윤 Apr 26. 2024

자려고 누웠는데 걸리는 게 많다면

한 유명인이 행복에 대해 이렇게 정의해 많은 호응을 얻었다.

자려고 누웠을 때 마음에 걸리는 일이 하나도 없는 날.

좋은 말이다. 생각하다가 문득 뜨끔해진다.

자려고 누워서 온갖 잡생각을 끌어다가 계속 마음을 불편하게 만드는 나는,

지금 불행한 것인가?





이성주의자가 부러운 감성주의자


나는 감성적인 데다가 생각이 많다.

어떤 일을 대하는 데에 있어서 미리 걱정하고 감정 소모를 심하게 한다는 뜻이다.

그래서인지 매사에 이성적인 사람이 부럽다.

일단 이성적인 사람은 문제를 당황하지 않고 침착하게 해결하고 상황분석과 판단이 확실할 것 같다.

그보다 감정에 휘둘리지 않다 보니 정서적 에너지를 아끼고 마음이 편할 것 같아서

솔직히 그런 점 때문에 무엇보다 부럽다.



간단한 예로 비행기를 타는 상황을 생각해 보자.

이성적인 사람은 비행기가 어느 운송수단보다 안전하다는 것을 안다.

그러니까 여행계획을 짠다던지 현지 경험을 서치 하는 것에 집중하여

좀 더 설레는 비행시간을 보낼 수 있다.



그러나 나는 그런 당연한 일정보다, 뉴스에서 보았던 몇 안 되는

추락폭발 사고 같은 것에 집착하고 몰입한다.

그래서 승무원의 위치 인공호흡기가 내려오는 시간 이륙 시 날개 상태 같은

내가 전혀 몰라도 되는 부분까지 신경 쓰고 걱정을 한다.

감성적이다 못해 불안도까지 높은 사람은, 주관적인 해석과 상황의 변동에 압도되어

불안정한 기분을 초래한다.



육아도 마찬가지다. 내가 쌀쌀한 날 놀이터에 애들을 데리고 나가는 선택을 했다가,

만약 애들이 감기라도 걸린다면 나는 그 선택에 자책하며 몹시 괴로워진다.

일상에서 겪는 자잘한 변수일뿐인데 변수를 컨트롤하는 것에 온 에너지를 쏟고 지친다.

이것은 중심의 문제이다. 내가 중심을 바로 잡지 못하고 감정적으로 흔들리다 보니,

내가 한 선택이 맞을까 잘못됐을까에 집착하며 차라리 남이 결정해 주길 바라게 되는 것이다.



불안과 우울의 상관관계


이런저런 생각으로 감정이 잘 컨트롤되지 않는 어느 날.

과도하게 불안한 생각이 들다 보면 사람이 우울해진다.

불안과 우울이 서로 얽혀있는 주요 이유 중 하나는 공유된 신경 생물학적 기반에 있다.

두 감정 모두 기분 조절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세로토닌, 노르에피에프린, 도파민과 같은

신경전달물질의 조절장애와 관련이 있다.



더욱이, 불안과 우울의 인지적, 감각적 증상은 종종 서로를 강화하여 고통의 순환을 만든다.

예를 들어, 불안을 느끼는 개인은 잠재적인 위협에 대해 과도하게 반추하거나,

미래의 사건을 파멸적으로 생각하여 우울의 특징인 무력감과 절망감을 고조시킨다.

반대로 사람이 우울해지면 자기 회의감과 무가치함이 만연해 불안증상이 강화된다.

결국 두 감정 상태 사이의 양방향 관계는 부정적인 감정을 계속 증폭시킨다.





생각이 많은 사람의 대처법


끊임없는 자극과 정보 과잉인 세상에서

삶의 모든 면을 끊임없이 분석하고 지나친 생각의 깊이에 빠진 자신을 보게 된다.

깊은 사고는 문제 해결과 자기 성찰에 도움을 주지만,

과도해지면 스트레스, 불안, 정신적 피로로 이어지며 체력까지도 갉아먹는다.

그렇기 때문에, 부정적인 생각이 들 때는 의식적으로 생각의 고리를 끊어야 한다.



가장 먼저, 불쾌한 미디어를 끊는다.

감정적인 사람은 부정적인 뉴스와 미디어에 지속적으로 노출되면 타격을 받는다.

클릭수를 유도하기 위해 자극적이고 유해한 내용을 노출시키는 미디어를 보면,

스트레스와 불안을 느끼면서 재앙적인 사고를 불러일으킨다.

미디어 소비를 줄여 고통스러운 콘텐츠의 소비를 제한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다음으로는 생각하는 시간을 제한적으로 설정한다.

감정은 시간의 제약을 넘어 자유롭고 예측할 수 없이 흐른다.

이럴 때 의식적으로 5분, 10분 생각의 타임리밋을 설정하는 것이다.

감정 과잉의 문제는 자꾸 같은 생각을 반복한다는 것인데,

시간을 설정하게 되면 되새김질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는 것을 방지하고

통제력 속에서 좀 더 관점을 분명히 할 수 있다.



그리고 자신이 좋아하는 일로 기분을 바꿔본다.

취미 활동이든 인터넷 서핑이든 좋아하는 일을 하면 생각의 환기가 이루어진다.

글쓰기, 예술과 같은 창의적인 활동이든 친구나 가족과의 소통이든

카타르시스적인 해방감과 안정감을 통해 점점 불안한 생각에서 벗어난다.

자신의 감정을 외부화하고 공유할 때 새로운 관점이나 통찰력을 얻기도 하고,

스트레스를 악화시키는 고립감에서도 벗어나 긍정적 실마리를 떠올리기도 한다.





그래도 생각이 날 때


대충 이 정도 선이면 생각의 긍정적인 전환이 가능한 경우가 많다.

그렇다면 불안하고 우울한 기분을 잊고 다시 생활에 집중한다.

하지만 사람의 마음은 기계가 아니라서 항상 매뉴얼대로 움직이진 않는다.

하루종일 바쁜 생활에 치여 이성적으로 잘 지냈는 줄 알았는데,

어둑어둑 밤이 되어 다시 센티한 기분이 들고 생각이 많아 잠도 오지 않는다면 어떻게 해야 하나?



자, 그럴 땐 일단 적는다.

마구잡이로 떠오르는 생각들을 하나의 문장으로 정의 내리고,

뭐가 문제인지 어떤 부분 때문에 생각이 멈추지 않는지 시각적으로 확인해 본다.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글로 적는 것은,

감성적인 사람이 긴장을 풀며 감성을 처리하도록 도와주고

자기 인식과 감정적 명확성을 통해 통찰력을 얻도록 해준다.



적었으면 바로 그 문제에 대한 해결방안을 생각해 본다.

막연하게 고민하는 대신 문제 해결과 행동에 에너지를 쏟는다.

확실한 해결법이 아니더라도 내가 걱정하는 일들에

기본적인 대처법을 알아두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나아진다.

어려운 문제를 더 작고 관리 가능한 단계로 나누고 지금 통제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한다.



그래도 안되면 주변에 피드백을 구한다.

가족이나 친구 아니면 인터넷 커뮤니티를 통해서라도

나보다 좀 더 이성적인 사람의 판단을 듣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

기분을 완화해 주는 보조제나 아로마 등 외부적 수단을 쓰는 것도 방법이다.

무슨 수단이든 방해가 되는 생각을 없애 마음을 가볍게 해 본다.





쓰다 보니 이런 생각이 든다.

아니 내가 왜 이런 잡소리로 글을 쓰고 있지?

좀 더 현실적이고 실용적일 순 없나? 쓰면서도 생각이 꼬리를 무는 것이다.

애초에 잡생각 없이 필요한 일만 딱딱 해내면 얼마나 좋을까.

하지만 사람이기에 불필요하고 감성적인 날도 있다.



모든 것이 나의 통제 범위에 있을 순 없다.

해결할 수 없는 범위까지 기대치를 설정해 끙끙 앓는 건 에너지 낭비다.

미래의 모든 환경이 내가 바라는 대로 되어야 한다는 비현실적인 기대를 버리고

변수와 도전이 삶의 자연스러운 부분임을 받아들인다.

중심은 잡되, 불완전함을 인정하고 지금의 잡생각들도 성장과 배움의 기회로 생각한다.



다시 말하지만 정도의 차이는 있어도 사람이기에 감성적인 게 당연하다.

너무 고치려고 하기보다는, 그냥 이런 자신을 수용하고

이럴 땐 이렇게 대처하자고 스스로 타이르는 자세도 필요하다.

지나치지 않다면 감성적인 생각이 삶의 복잡성 속에서 균형과 재미를 주기도 한다.

그러니 지나치치 않도록, 어느 정도의 영역은 미래의 내가 알아서 해결하도록 내버려 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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