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식의 시간

늘 혼자 주절주절!@#$%?

by 지음 허투루
주절주절!@#$%?


하루가 너무 짧습니다. 한 것도 없는데, 매일 날이 저무는 것을 봅니다. 문득, 동이 트는 걸 본 적이 언제였더라……. 수많은 불면의 밤을 견뎌왔는데도 동이 트는 걸 본 기억이 없습니다.


어떻게 백수가 되었는지, 구구절절 설명해야 하는 글쓰기는 운동화 속 물이 스며들어 축축한 채로 걷는 것과 비슷한 느낌입니다. 그 걸음이 집으로 향하는 거라면 그저 해프닝에 불과하지만, 막 외출한 시점에서 집으로 다시 돌아가 양말과 운동화를 바꿔 신고 나올 수 있는 거리를 벗어나 버린……. 그 찝찝함을 견뎌야 하는 불편이 손끝을 손바닥 안으로 말아 넣습니다.

코로나19의 확산과 거리두기. 그에 따른 사회적 관계, 생계의 방법, 등등 변화 속에서 아무 시도도 하지 않고, 동면과 같은 시간을 지나 막 기지개를 켰을 때. 세상은 다른 세상이 되어 있었습니다. 내가 설 자리는 없는 것처럼 느껴집니다. 그렇게 하루가 점점 짧아진 것이죠. 외출보단 집콕, 하루 한 끼, 유튜브와 넷플릭스는 위로와 동시에 하루를 더 거세게 닳도록 시간을 폭식하는 것입니다. (지속되는 작아격리ㅜㅜ)


가만히 있는 건 아니지만, 그렇다고 무언가 묵묵히 하는 것 같지도 않은 날을 흘려보내고 있습니다. 이별의 상대가 빠진 이별여행을 하는 것처럼, 자기 혼자 어떤 기시감 따위에 빠져 허우적거리는 자맥질을 ‘버둥거린다’고 할 수 있을까요!


글이라도 몇 글자 적지 못한 하루는 텅 빈 냉장고에 냉기 같은 외로움으로 식욕마저 감퇴시키고 있습니다. 다른 무엇보다, 그런데도 살이 빠지지 않은 건 매우 심각한 자괴입니다. 나와 비슷한 시간을 지나는 몇몇 친구들은 ‘홈트’니 뭐니, 하면서 시간 위에 살을 태우기도 하고, 스펙 쌓기 같은 자기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습니다. 하루를 늘리는 것은 자신이 처한 반복적 일상을 파괴하는 것. 또 다른 일상을 발견하는 것. 발견을 일상으로 끌어들이는 것. 그런 필요를 행동으로 옮긴 친구들과 당신의 욕망에 경외가 듭니다.


나는 앞으로 얼마나 많은 날을 지금처럼 투덜댈까? 벌써 지겹나? “오늘의 경외를 어떤 패배감 따위로 칠하지 않아야 해.” 굳게 다짐하며 자존감을 지켜냅니다. 더부룩한 폭식의 시간을 지나 오늘의 끝에 드러눕습니다. 앞으로는 한꺼번에 너무 많은 시간을 들이키지 않길 바라는 마음으로 굿나잇!


Good Night Or Good Morn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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