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노스쿨, 레스토랑 ‘오늘’
레스토랑 ‘오늘’에서 오늘을 살다.
SK행복에프앤씨재단에는 몇 가지 사업이 있는데, 그중에 노노스쿨과 레스토랑 ‘오늘’이 있다.
그동안 나는 ‘오늘’과 ‘하루’를 자주 헷갈렸다. 검색창에 ‘오늘’을 썼다 지우고, 다시 ‘하루’를 입력하곤 했다.
지난 8월 초, 약속을 위해 ‘오늘’을 알아보았지만 내부 수리 중이라는 말에 그대로 잊혔다.
그 ‘오늘’이 우리의 졸업 축하연을 겸한 사은회 장소로 정해졌다.
우리의 대장은 이날도 유감없이 빛을 발했다.
스무 명 모두가 선물을 하나씩 준비해 서로 나누자는 제안. 한 번쯤은 해봤을 마니또 게임이었다.
에너지와 아이디어의 보고인 운영진 덕분에 우리는 잠시 젊은 시절로 되돌아갔다.
나 또한 작은 기발함을 준비했다.
“저는 레시피 하나 가져왔습니다.
주재료와 만드는 법은 선물에 동봉했습니다.
제목은 ‘야심한 밤, 한잔합니다!’ 안주는 골뱅이입니다.
옆지기와 나, 두 몫입니다.”
누군가 내 선물을 통해 내 감정 중 좋은 것만 골라 가져가길 바랐다.
결과는 역시나 대성공이었다.
오늘 같은 가을밤, 정현종 시인의 글이 떠올랐다.
사람이 내게 온다는 것은
실은 어마어마한 일이다.
그의 과거와 현재와
그리고 그의 미래와 함께 오기 때문이다.
부서지기 쉬운
그래서 부서지기도 했을 마음이 오는 것이다.(중략)
나는 한명숙 한식 선생님의 선물에 당첨됐다.
다른 말이 필요할까.
TV에서만 보던, 단아하고 고운 선생님의 선물이 내 손에 있다니.
기꺼운 마음으로 받았다. 그냥, 좋았다.
선생님이 애초에 나를 염두에 두고 선물을 고르고, 포장하고,
넌지시 건네는 장면을 상상해도 손색이 없었다.
그 순간의 감격은 오래 남았다.
모두가 기분 좋게 마시고, 나누고, 헤어졌다.
중정의 바비큐 파티와 이어진 저녁 식사,
그리고 레크리에이션.
국장님이 진행한 선물 나눔,
무엇보다 두루마리에 적어 내려간 마무리 인사말까지.
그러는 사이, 우리의 황금기는 조용히 지나간다.
언젠가 누군가와 다시 와보고 싶은 곳.
꼭 누군가와 함께하고 싶어질 때,
한적하게 걸으며 쉬엄쉬엄 정담을 나누고 싶은 곳.
오늘,
‘오늘’에서
나는 오늘을 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