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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기 싫은 일 게임화하기

Self Gamification(셀프 게이미피케이션)의 동기부여

작년 8월 저는 미국 캘리포니아주에 1년 거주를 목적으로 가족들과 함께 왔습니다. 한국에서 만반의 준비를 하고 왔음에도 낯선 땅으로 생활터전을 옮겨 정착한다는 것이 생각보다 쉽지 않았습니다.


당장 필요한 집안 살림살이 구매며 아이들 학교 등록, 전기 가스 인터넷 설치, 거주지 등록 등 할 일은 많고 마음은 불안하고 의사소통은 어렵고 모든 것이 낯설고 두려웠습니다. 저뿐만 아니라 아이들도 마찬가지였죠.

두렵지만 안 할 수도 미룰 수도 없는 일이었기에 이왕이면 신나게 해 보기로 마음먹었습니다.


그때 생각난 게임이 벽돌게임이었습니다.

 

가장 쉬워 보이는 것부터 처리하는 걸로 순서를 정하고 하나씩 해결을 할 때마다 난이도에 따라 점수를 매겼습니다. 어느새 저와 저희 가족은 미국 정착 게임을 즐기고 있었고 간혹 벽돌 깨기 게임처럼 원샷 투킬로 일이 해결되는 경우엔 가족들 다 같이 환호하고 자축파티를 했습니다.


미국 정착 게임의 최종 보스전은 저의 "캘리포니아 운전면허 시험"이었습니다. 필기시험을 통과하면 세 번의 실기시험을 볼 수 있습니다. 비교적 쉽게 필기시험은 패스했고 한국에서의 무사고 15년 운전경력이 있었기에 실기시험도 쉽게 합격할 것으로 예상하였죠. 하지만 첫 번째 실기시험은 출발하자 마다 바로 앞의 "Stop"사인을 지키지 않아 실격하는 부끄러운 경험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일주일 뒤의 두 번째 실기시험에서는 너무 천천히 달리는 바람에 떨어졌습니다. 이제 세 번째 시험에도 통과를 못하면 필기시험부터 다시 봐야 하는 상황이었죠. 세 번째엔 그래도 두 번의 실패한 시험의 경험으로 긴장도 덜하고 시험 감독관과 스몰토크도 하는 여유가 생겼습니다. 세 번째 시도의 결과는 어떻게 되었을까요? 드디어 간신히 통과하였습니다. 운전면허 시험에 합격했다는 사실 보다도 더 이상 이곳에서 시간을 낭비하지 않아도 된다는 사실이 제일 기뻤습니다. 그렇게 당당히 자동차를 몰고 미국 이곳저곳을 잘  다니며 저의 미국 정착 게임 스토리는 끝이 납니다.    


이렇게 일상을 게임화하면 저는 무엇을 얻게 될까요? 가장 큰 것은 재미있고 제가 에너지를 낼 수 있도록 만드는 것입니다. 게임화는 동기 부여에 관한 것입니다. 다니엘 핑크는 그의 저서 <Drive>에서 동기 부여의 과학과 외재적 보상과 내재적 보상이 행동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 연구하였습니다. 외재적 보상은 금전적 보상, 혜택, 표창과 같이 유형적이고 가시적인 것이고 내재적 보상은 개인의 내부에서 나오며 만족감과 성취감과 관련된 무형의 것을 말합니다. 그 책에서 그는 외적 보상만으로는 동기를 유지하는 데 충분치 않음을 여러 가지 연구결과를 인용하며 증명하였습니다. 그리고 내재적 동기 부여자에게 세 가지 장기적인 동기가 있다고 결론을 내렸는데 그 세 가지는 자율성, 숙달, 목적입니다.


앞서 말한 것처럼 게이미피케이션 또한 동기부여에 관한 것으로 다니엘 핑크의 동기부여 요소 자율성, 숙달, 목적은 중요한 요소입니다. Gamify의 작가 Brian Burke는 게임화에서의 자율성, 숙달, 목적을 다음과 같이 설명합니다.  


자율성: 자신의 삶을 주도하려는 욕구

숙달: 중요한 일을 진행하고 더 잘하려는 욕구

목적: 자신보다 더 큰 무엇인가를 위해 행동하려는 욕구


효과적인 게이미피케이션에서 플레이어는 참여 여부를 선택하고 참여하게 되면 목표 달성을 위해 어떻게 도전을 진행할 것인지 스스로 선택합니다. 여러 가지의 도전 미션이 있다면 스스로 우선순위를 정하고 점수를 매기고 주는 과정을 통해 일의 의미를 깨닫고 일에 대한 자율성을 갖습니다. 우리 모두는 삶을 개선해야 할 마음을 깊이 갖고 있지만, 첫 단계를 밟을 동기가 부족한 경우가 많습니다. 게이미피케이션은 플레이어의 선택이 더 나은 성과를 거두도록 동기를 부여할 수 있는 긍정적인 피드백과 쉽게 적응할 수 있는 시스템을 제공하여 숙달이 되어가는 여정을 만듭니다. 숙달의 여정을 통해 성정하는 즐거움을 느끼게 되고 즐거움을 주변 사람들과 나누며 추억을 공유하는 것과 같은 더 큰 이익에 기여하는 기쁨을 느끼게 되죠. 그리고 셀프 게이미피케이션은 얻고자 하는 목표가 뚜렷해지며 행동 변화라는 큰 목표를 중심으로 각 미션에서의 의미 있는 선택을 유도합니다. 따라서 성취에 대한 열망이 생기며 작든 크든 그 일에 흥미와 몰입을 느끼게 됩니다.


몇몇 성공한 사람들은 삶을 게임으로 생각하고 그에 맞게 전략을 세워 비즈니스를 성공시킨 사례를 찾아볼 수 있습니다. 그중 한 명은 비즈니스 마스터마인드로 알려진 엘론 머스크입니다. 머스크는 자신의 비전과 열정을 토대로 승부를 걸듯 비즈니스 경쟁에 임했습니다. 그 결과 테슬라, 스페이스 X의 창업자로서 혁신적인 기술과 비즈니스 전략을 통해 성공을 이뤘습니다. 이러한 사람들은 목표를 설정하고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전략을 계획하고 실행하는 데에 게임의 원리를 적용합니다. 머스크는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대담하고 도전적인 목표를 세우며, 이를 달성하기 위해 극도로 효율적이고 결단력 있는 방법을 채택합니다. 테슬라 기업을 통해 전기 자동차 및 재생 에너지 시장을 혁신하고, 스페이스 X를 통해 우주 탐사를 재정의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프로젝트들은 그가 게임을 플레이하듯이 시장에서 새로운 영역으로 도전하고 혁신을 추구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캘리포니아 어바인에서 바라본 SpaceX 스타링크 위성 발사 모습 photo by hanna Lee

셀프 게이미피케이션(Self-Gamification)은 개인이 자신의 일상 활동이나 목표 달성을 위해 게임의 요소와 원칙을 적용하여 동기를 부여하고 재미를 더하는 방법론을 의미합니다. 이는 자신이 설정한 과제나 목표를 게임처럼 흥미롭고 즐겁게 만들어, 지속적으로 도전하고 성취감을 느끼게 하는 것을 목표로 하죠.


저는 인생을 재미있는 게임으로 인식할 때 기분이 좋아지고 에너지가 생성됨을 느낍니다. 그리고 제 머릿속에 이러한 재미있는 도구가 있다는 것이 보람 있고 감사하게 느껴질 때도 있죠. 저는 게임 디자인이나 소프트웨어에 대해 깊은 지식이 있는 것이 아닙니다. 심지어 비디오 게임이나 컴퓨터 게임을 즐겨하지도 않습니다. 다만 더 즐거운 경험을 위해 비게임 분야에 게임 요소를 적용하는 것에 대해 관심이 있고 모든 경험에서의 재미를 추구하는 사람입니다. 게이미피케이션이나 심리학에 대한 배경지식이 부족하더라도 누구나 자신의 삶을 게임화 할 수 있습니다. 여러분도 여러분 스스로가 인생 게임의 디자이너이자 플레이어라는 사실을 인식하여 여러분이 만족할 수 있는 게임을 디자인하고 지속적으로 학습하고 성장하는 플레이어가 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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