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

첫 페이지

by 임지원

밤새 눈이 내렸다.


겨울밤은 길었다. 날이 밝자, 온 세상이 하얗게 변했다.

아파트 경비원이 빗자루를 들고 단지 곳곳을 다니며 밤사이 내린 눈을 치우고 있었다.

숲 길에 놓인 벤치 몇 개의 눈을 털어내고 있는데, 뭔가 있다 다가가 보니 눈 밑에 뭔가 있다.

툭 건드려보니 뭐가 툭 떨어진다. 여자의 신발이다. 벤치 끝에 매달린 눈덩이가

후드득 떨어지자 사람의 발이 거기에 있었다. 경비원은 소스라치게 놀라 뒤로 자빠지고 말았다.

밤새 눈이 내리던 추운 겨울밤, 이곳에서 한 생명이 죽음을 맞았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소설을 좋아하던

1975년 생 그녀가 쓸쓸히 생을 마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