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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앨리스 W Oct 27. 2024

연재를 마치며

사춘기는 '같이'에서 '혼자'가 되어 가는 과정

그동안 글을 연재하면서 몇 년 동안의 일을 되돌아보고 다시 생각하고 정리하는 시간을 보냈다.

'관찰기'이기 때문에 최대한 있었던 일을 바탕으로 객관적으로 정리하려고 애를 쓴 기간이었다.

지금까지의 글은 대부분 큰아이의 이야기가 주를 이룬다. 두 아들이지만 큰아이가 사춘기를 시작하고 마무리하는 단계에 있어서 아무래도 시작과 끝이 있다 보니 주가 되었던 것 같다.

작은 아이는 정확하지는 않지만 (아마 다 지나 봐야 그때는 그랬구나 알 듯하다) 이제 시작하는 단계이거나 한 30% 정도 진행 중이 아닐까 짐작한다. 진행 중엔 너무 감정적이므로 상황을 객관적으로 보고 마음을 다스리고 판단하기가 어렵다. 그런 이유로 작은 아이의 사춘기를 일단 충실히 겪어보는 시간을 가지려 한다. 

두 아들이 매우 다른 생명체이므로 지금과는 아주 다른 양상을 보일 것 같다. 


기록을 마치며, 지금 드는 생각은 사춘기의 대전제는 '독립'이 아닌가 하는 것이다.

모와 자식이 붙어 있다가 분리되어 가는 과정. 부모와 아이 모두 서로에게서 독립해 혼자 서는 과정.

아이들은 사춘기를 거치며 하나의 사람으로 성숙되어 가면서 독립을 준비하는 것이고

부모는 아이들이 자신으로부터 멀어지고 분리해 가는 모습을 경험하면서 아이 없이 살아갈 날들을 준비하는 과정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독립'은 나라나 사람이나 참 어려운 과정이다.

시간도 마음도 인내도 노력도 충분히 겪어내고 감당해 내야 쟁취할 수 있으니 말이다.

그 큰 한 축을 사춘기가 감당하고 있는 거였다. 아이와 부모의 사춘기. 한 번씩 서로 다른 자리에서 사춘기를 보내므로 우리는 두 번의 사춘기를 보내는 것이다. 아이로서, 부모로서.


이제 아들과 나는 서로를 좀 더 독립적으로 보게 될 것이고 존중해야 되는 상황이 될 것이다.

대치보다는 객관화와 존중이 더 중요한 시기를 맞게 될 것 같다.  

이후의 우리 관계는 사춘기에 어떠한 방식으로 서로 관계를 맺어왔느냐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

살가운 사이가 되려나, 데면데면한 손님 같은 사이가 되려나. 아니면 또 다른 관계가 있을지도 모르겠다.


아이는 자신의 길을 찾아가며 자신의 세계를 만들어 갈 것이고

부모는 부모대로 육아에서 벗어나 본인의 삶에 집중하게 될 것이다.

결국 우리는 사랑하지만 조금 떨어진 채로 서로의 행복을 기원하는 삶을 살게 될 거다.

좀 더 먼 훗날의 이별을 준비하는 과정도 아마 포함되어 있는 날들일 것이다.      



그동안 읽어 주셔서 감사했습니다.

첫 연재, 첫 책, 첫 독자... 아주 특별한 경험이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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