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jan 3)
나는 화를 잘 내는 엄마였다.
내가 아가씨였들 때 자주 가는 목욕탕에서 본 화내는 엄마 모습이 떠오른다. 아이를 커질게 끌어다 앉혀 때를 밀며 아이를 무섭게 몰아 세우던 엄마를 그 시절 나는 얼마나 나쁜 눈으로 쳐다봤던가! 하지만 요즘 아이들에게 화를 내는 내 모습은 그 엄마 보다 덜 하지 않다. 내가 아이들과 지내면서 찍은 영상을 금쪽이에 찍어 보내면 오은영박사는 분명은 엄마가 금쪽이라고 말할 것만 같다.
하루를 아침기도로 시작하면서 수없이 되뇌인다
"하느님 오늘도 저의 생각과 말과 행위를 주님의 평화로 이끌어주소서,"
하지만 아이들이 깨어나 아침을 먹기 시작하는 순간, 기도는 온데간데 없이 사라져버린다.
"얼른 먹어, 시간없어! 언제까지 내가 일일이 챙겨줘야해. 시간을 보면서 먹어야지. 말하지 말고 밥만 먹어. 장난치지 말고, 이제 오분도 안남았어."
이렇게 아이들을 재촉하는 동안 내 눈과 말은 뾰족뾰족해진다. 방학이라고 별반 다르지 않다.
" 얼른 먹고 할일 해야지!"로 시작한 말은 결국 화로 끝이난다.
이제 11살과 9살이 되는 두 아이에게 나는 제발 알아서 밥을 제 시간에 먹고 준비하고 제 할일을 하라고 다그친다. 물론 이 나이에도 척척 알아서 잘 하는 아이들도 있겠지만, 나의 아이들은 그런 아이가 아니다. 그렇다고 일부러 늦게 하는 것도 아니고, 그냥 천천히 여유를 부르는 것을 좋아하고, 또 제 할일을 해내려고 노력도 하는 아이들이다. 그런데 내가 정한 목표에 미치지 않으면 나는 아이들이 게으르고 제 할 일을 하지 못한다고 다그치고 있었다.
이제 아이들과 함께 할 수 있는 마지막 방학을 앞두고 있다. 복직을 하고 나면 둘이서 어떻게든 방학을 보내야 하는데... 나는 앞선 걱정으로 "이렇게 하면 엄마 복직하면 어떻게할거야? 엄마가 믿고 너희를 어떻게 두고 나가?"하면서 화를 버럭버럭 냈다. 그러고 보니 그건 내 생각이다. 아이들은 조금씩 자라고 있고, 어떻게든 둘이 알콩달콩 그 시간을 잘 보낼 수 있다. 또 조금 못하면 어떠랴! 방학을 알차게 보내기 위해 목표들을 하나 둘 내려놓고 내 목표를 하나 세웠다.
"화내지 않기!"
이번 방학은 절대로 절대로 아이들에게 버럭버럭 화내지 않기로 다짐했다. 잘못한 일을 훈육할 수 있지만 내 화에 못이겨서 악다구니를 쓰며 화는 내지 않기로 했다. 작심하루만에 위기가 왔다. 저녁 준비 전 아이 씻는 걸 도와주려고 '이제 씻자'고 몇번이나 말했는데 자꾸만 딴 짓이다. 처음 얼마는 기다리다 내 한계선이 닥쳤을 때 또 정색하려고 했다. 살짝 화를 내려다 '아차'했다. 거기서 딱 맘추었다.
벌써 눈물이 차오르는 아이에게 최대한 차분하게 말을 건넸다. 아이도 그런 내 마음을 알아차렸는지 울지 않았고, 아이 머리를 감기며 다정하게 내 마음을 말했다. 곧 바로 고쳐지지는 않겠지만 분명 아이는 엄마의 시간을 배려할 마음을 배워갈거라 믿는다. 버럭버럭 화를 내서 아이를 공포에 몰아넣어서 행동이 개선되는 것은 오래가지 못했다. 화를 내는 건 그냥 감정을 해소하는 것이지 공감을 통한 개선으로 이어지지는 못한다. 하던 일을 계속하고 싶은 아이의 마음을 이해하고 나는 아이에게 엄마를 배려해달라고 요청할 참이다. 앞으로 몇 번이라도.
나의 다짐을 오늘도 응원한다. 내일도 화내지 않는 하루가 되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