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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북 그네 04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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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침놀 Aug 08. 2022

비 내리는 골목길

'비'에 관한 단상

사진출처 이미지 투데이


비 내리는 골목길   

       

비 내리는 골목길에서 짜장면 냄새가 나면 이유 없이 배가 고팠다

비 내리는 골목길을 바라보며 비 노래를 뽑아대는 시간만큼

골목길에 물이 차올랐다

비만 내리면 골목길에 물이 찼는데,

해가 뜨면 그 많던 물이 어디론가 가 버린다

비의 전생이 해였던 것처럼

비는 해가 되고, 해는 비가 된다

전생을 오가는 그들이 부러웠다


비 내리는 날엔 나의 전생이 궁금해진다

비였기를 바랐다가, 해였기를 바랐다가, 짜장면이어도 좋다고

쏙 들어간 배꼽을 만지며 깔깔 웃는다

기름에 빠졌던 것들은 상하지 않는다

짜장면은 상하지 않는다고 앞집 사는 경혜를 몰아붙였다

A=B의 공식으로 말하면 이길 수 있다는 오빠 말이 맞았다

전교생과 붙어도 이길 것 같았다

비 내리는 골목길은 심심과 무심을 버무려 그려놓은 그림처럼

그렇게 어린 나의 창문을 지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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