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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라라류 Oct 08. 2024

팔로우와 언팔로우 사이

당신을 팔로우합니다

요즘 젊은 친구들, MZ세대들은 친구들끼리 연락을 주고받을 때 카카오톡보다는 SNS의 DM ( Direct Message)으로 서로 연락을 한다고 한다.

카카오톡으로 연락을 하느냐 SNS의 DM으로 연락을 주고받느냐, 이것이 우리네 현시대의 연령층을 나누는 새로운 기준, 뉴노멀이 되고 있는 듯하다. 


내 나이, 반백살이 다 되어 가는 이 나이에도, 주변 또래 지인들에 비해 다양한 SNS를 섭렵하고 있다고 자신하고 있지만 아직 그 DM을 주고받는 건 어딘가 어색하고 서로 얼굴도 모르는 사람끼리 친한 척하는 것도 이상하고 서로 아는 사이라 할지라도 그다지 친근감도 안 느껴지고, 

그리고 무엇보다도 나와 팔로우 사이가 되어야 메시지를 주고받을 수 있으니 처음 보거나 낯선 관계끼리 메시지를 주고받는다는 건 여간 쉽게 다가갈 수 없는 일이다. 


고로 나는 뉴노멀의 구세대임을 스스로 인정하면서도 최선을 다해 경계 언저리에서 살아남기를 기웃거리고 있다. 


당신을 언팔로우합니다

오늘 우연히 누군가에게 내가 '언팔로우' 된 사실을 확인하게 되었다. 

최근 자주 사용 하고 있는 "Theads"(스레드- 인스타그램의 파생 sns, 트위터와 비슷한 공간)에서 팔로워 리스트를 보다가, 원래 서로 맞팔로우였다가 언제부터였는지 내가 그 리스트에서 사라진 걸 발견하게 되었다. 

기분이 묘했다. 물론 사적으로 그렇게 친한 사이도 아니지만, 그래도 약간의 앞면이 있는 사이인데, 뭔가 섭섭하고 묘한 기분이 들었다. 


나를 언팔로우했을까. 

나의 글이 불편했을까 아니면 내가 너무 스토커처럼 그분의 글에 하트를 너무 많이 눌러댔을까.  

곰곰이 생각해 봐도 모르겠다. 그저 본인 취향이 아니었거나 어느 시점에서 핀트가 안 맞았거나 아니면 폰 조작을 잘못하여 버튼을 잘못 눌렀거나 그랬지 않았을까. 그렇다고 "나를 언팔로우했습니까"라고 묻지도 따지지도 못할 그런 SNS의 공간이지 않은가. 

그저 나의 서운함만  내 마음속에 고스란히 남겨질 뿐, 더 이상의 관계 발전은 없다는 걸 인정해야 했다. 

그렇다고 구차하게 또한 그분을 언팔로우하기보단, 지조 있게 오늘도 그분의 글과 그림에 하트를 꾹꾹 눌러주었다.  하트로서 나의 존재감이라도 인지시키고자 하는 마음이랄까( 진짜 나는 스토커인가...) 


그러고 보면 지금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는 팔로우와 언팔로우의 관계들이다.

언제라도 서로 팔로우를 해도, 또는 관계가 불편하여 연결을 끊더라도 하나 이상할 일이 아닌 관계들. 

카카오톡도, 인스타그램도, 스레드도, 페이스북도, 그리고 이곳 브런치마저도.

 (물론 브런치는 구독자와의 관계이긴 하지만) 


카카오톡에선 언팔로의 기능을 멀티 프로필 설정을 하면서 나의 관계 리스트에서 제외시키는 기능으로 서로 팔로우와 언팔로우가 되어버리고, 다른 SNS에선 "FOLLOW"의 파란색 버튼을 누름과 해제에 따라 서로의 관계가 설정되어 버린다. 단 1초의 시간만에 서로에 대한 관계가 정리되어 버리는 뉴노멀의 관계. 


오래도록 같은 모임의 멤버였던 동생이 연락이 뜸해진지가 오래되었다. 

단체 카카오톡 방에서도 언제 나가버린지도 모른 채 말이다.  그런 하소연을 하니 지인 언니가 그러더라. 

관계란 한쪽에서만 노력해선 유지가 힘들다고. 서로 노력을 해야 관계가 유지되는데, 한쪽만 노력해서 되겠냐고. 

그런데 지금 우리네 SNS의 관계에선 1초 만에 정리되어 버리는 일방 통행적 관계가 더 많으니

현실세계의 관계에서도 양방 통행의 부담감에서 벗어나 조금 더 초탈하고 쿨하게 일방통행적 관계로 자유로워질 필요가 있지 않을까 생각하게 된다. 


당신은 나를 팔로우하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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