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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코코아 Feb 20. 2024

돈 적게 들이고 쇼핑하는 법

소비조절 하는 법

회사에서 그지 같을 때가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있을 것이다. 열심히 내가 한 일을 상사가 자기가 한 것처럼 보고할 때. 자꾸 자기 일을 은근슬쩍 미루는 사수가 있을 때. 열심히 준비한 프로젝트 발표를 엉망으로 마쳤을 때. 한두 가지가 아니라서 나열을 다 할 수가 없다. 그럴 때 직장인들은 흔희 'X발소비'를 한다. 아, 오늘 기분 뭣 같으니까 먹고 죽자. 우씨, 어차피 직장의 노예인데 걍 질러질러. 물론 나도 이런 적이 있고, 이게 나쁘다는 건 결코 아니다. 이런 재미도 있어야 삶을 살아가지 어떻게 다 참고 정석대로만 살겠는가. 그런데 이게 반복되면 그건 문제다. 내 월급이 200만 원인데, 이런 식으로 지출하는 비용이 50만 원, 100만 원이 넘는다? 그런데 매달 그렇다? 이건 정말 큰 문제다.





나는 양말을 좋아한다. 뭐든 화려한 걸 좋아하는 편인데, 옷이나 신발 가방을 화려하게 입으면 지나치게 튄다. 하지만 양말은 신발 속에 가려진 바짓단 밑으로 살짝살짝 보이는 적은 부분이 아닌가. 그래서 화려한 양말을 산다. 물론 이건 내가 양말을 좋아하는 취향 탓도 있지만 현실적으로 경제적인 부분도 있다. 한 때 정말 사표를 작성까지 다 해놓고 출력할까 말까 고민했던 순간이 있었다. 그때 양말을 많이 샀었다. 뭔가에 스트레스를 풀고 싶은데 돈을 쓰는 방식으로 스트레스를 풀고 싶었다. 갖고 싶은 가방, 옷 등이 너무 많았지만 나는 양말을 샀다. 비싸도 10,000~20,000원 이면 알록달록한 아름다운 작은 세계가 내 손에 쥐어졌다. 양말을 사기 위해서 샵을 가고, 또 원하는 양말을 고르고, 그 아름다움이 내 손에 쥐어질 때까지가 모두 행복한 순간이었다.


그렇다고 여러분 보고 양말을 사라는 게 아니다. 나는 양말 홍보대사가 아니니까! 직장인이 아니더라도 현대인에게는 스트레스를 관리하는 게 가장 중요한 부분인데, 이때 소비가 아닌 다른 걸로 스트레스를 푸는 게 가장 현명하지만 꼭 돈을 쓰면서 풀고 싶을 때가 있을 것이다. 그럴 때 자기가 평소에 진짜 사고 싶었던 거, 꾹꾹 눌러 담고 있었던 거를 사지 말라는 얘기가 아니다. 조금 시선을 바꿔보라는 거다.




나도 목표가 있어서 그런 거지만 돈을 열심히 모으다 보면 현타가 오는 순간이 가끔 있다. 동기들은 비싼 것도 먹고, 비싼 호텔도 가고, 차도 비싼 거 타고 다니고, 피부과도 다니는 데. 이런 생각이 든 순간 너무나 내 취향인 원피스 앞에서 가격 때문에 살까 말까를 한 시간째 고민하고 있는 내가 너무 비참해 보였다. 이렇게 열심히 일하고 모았는데 이 정도도 나한테 못해줘?라는 반발심이 치밀었다. 그래서 백화점에서 큐빅이 박힌 새빨간 원피스를 50만 원 주고 샀다. 너무 화려하고 튀어서 일 년에 한두 번 정도 입을까 말 까다. 하지만 지금 생각해도 그 순간은 후회하지 않는다. 그건 열심히 일해서 정당하게 받은 돈으로 원하는 것을 사서 내게 주는 선물 같은 순간이니까. 노동의 대가와, 그 모든 시간을 보상받는 순간이니까.


그 뒤로 어떻게 했냐고? 비싼 게 사고 싶을 때마다 다시 양말을 샀다. 당연히 그 비싼 걸 사서 얻는 만족감 보다야 덜 하겠지만 생각보다 90% 정도로 만족감이 꽤 크다. 비싼 걸 계속 샀다고 생각해 봐라. 비어 가는 통장잔고를 볼수록, 카드값에 허덕일수록 기쁨은 잠시 후회는 길게 남게 되지만 적은 액수의 것을 사서 만족감을 얻을수록 그 포만감은 오래간다. 통장잔고가 늘 거니까. 그 시드를 불려서 돈을 더 벌게 되면 그때 비싼 걸 사라. 물론 이미 돈을 많이 벌어서 원하는 걸 다 살 수 있는 사람에게는 당연히 해당하지 않는 말이지만 우리는 평범한 직장인이니까.





그래서 내가 터득한 돈 적게 들이고 쇼핑하는 법에 대해서 작성해 본다.


<돈 적게 들이고 쇼핑하는 법-소비 조절 하는 법>



1. 충동소비를 억제한다.


- 쇼핑앱을 지운다.

요즘은 쇼핑앱이 잘 돼도 너~무 잘 돼있다. 오프라인 쇼핑을 선호하던 나도 최근 몇 년 동안은 온라인 쇼핑비율이 90%를 차지한다. 온라인이 발전했다는 건 그만큼 충동소비가 쉬워졌다는 뜻이다. 폰 하나면 못할 게 없다. 우선 가장 추천하는 것은 쇼핑앱을 지우는 것이다. 있으면 들어가 보게 된다. 나도 그렇다. 시간이 뜰 때마다, 무의식적으로 꼭 쇼핑앱을 들어간다. 그러면 살 생각이 없던 것도 눈에 들어온다. 그렇게 통장은 텅장이 된다.


- 바로 사지 말고 찜만 해 둔다.

쇼핑앱을 지우지 못하고 들어갔다고 치자. 그리고 마음에 드는 원피스를 발견했다. 바로 산다? NONO. 우선 찜만 해둬라. 요즘은 모든 쇼핑앱마다 장바구니에 담는 기능 말고도 찜(하트 클릭) 기능이 있다. 장바구니에 담으면 구매까지의 접근이 쉽기 때문에 찜을 더 추천한다. 그러고 일주일만 지나 보자. 장담한다. 80%의 사람은 내가 찜해 둔 게 있었는지도 까먹을 거다. 근데 찜해둔 게 아른거리는 20%가 있다? 그러면 그때는 일주일만 더 기다려보자. 그렇게 구매를 유예해라. 유예하다 보면 잊어버리게 되고 소비는 자동적으로 준다. 이렇게 그 당시 정말 사고 싶었던 거였음에도 불구하고 까먹게 된다는 것은 꼭 필요한 게 아니었다는 거다.



2. 비싼 제품대신 저렴이들에게로 눈을 돌리자.


- 위에서 언급한 대로 나는 소비를 하고 싶을 때 양말을 산다.

꼭 비싼 게 아니더라도 내가 좋아하는 내가 만족할 수 있을만한 저렴한 것들을 생각해 보자. 인형이 될 수도, 문구류가 될 수도, 모자가 될 수도, 휴대폰 케이스가 될 수도 있다. 비싼 것 대신 내 손에 들어간 자그마한 것들은 비싼 제품의 10분의 1도 안 되는 가격이지만 만족감은 10분의 9로 크다. 그렇다고 또 이걸 주야장천 많이 사서 비싼 거 하나 산거랑 가격이 같은 게 되면 안 된다!



3. 중고제품을 활용하자.


- 중고제품은 환경에도 좋다.

중고제품에 부정적인 사람들도 많을 것이다. 그러나 내가 여기에서 언급하는 중고제품은 진짜로 사용감이 있는 제품뿐 아니라 뜯지도 않고 사용도 안 했지만 그저 사람 손을 한 번 탔기 때문에 중고가 된 제품들도 포함이다. 쇼핑어플 만큼이나 중고마켓도 잘되어있다. 필요한 게 있을 때 한번 들어가 봐라. 나도 새 제품을 많이 판매했다. 같은 새 제품이지만 사람의 손을 한 번 거쳤다는 이유만으로 50~70%의 가격에 구매할 수 있을 거다. 그리고 이런 나눔은 환경에도 좋다고 생각해서 적극 추천이다.



4. 카드정리를 하자.


- 카드는 2~3개만 가지고 있는 걸 추천한다.

이는 내가 브런치에 업로드한 <2024년 새해에 꼭 해야 할 5가지>에서도 언급한 내용인데, 카드는 많을수록 필요 없는 연회비만 나가고 최저사용금액을 못 맞춰 혜택은 못 받고 있을 수 있다. 나 같은 경우에는 체크카드 1개, 신용카드 1개 이렇게 2개만 사용 중이다. 그리고 신용카드의 경우에는 통신비 할인카드를 쓰고 있어 통신요금이 거의 안 나온다. 보통 통신비 카드는 한 달에 15,000원~22,000원을 할인해 주는데 알뜰폰 요금제와 시너지를 발휘하면 한 달 통신요금이 거의 '0'에 수렴하는 기적을 맛볼 수 있다.



- 카드 한도액을 조절한다.

스스로 소비조절이 힘든 사람은 체크카드만 쓰는 것을 권하지만, 신용카드도 필요한 순간이 있다. 이럴 경우 신용카드 한도액을 조절해 두자. 신용카드의 최저한도는 카드사마다 10~100만원으로 다르다고 하니 확인해 보자.



5. 일시불로 구매할 수 있는 것만 구매한다.


- 할부는 금물이다.

나는 한 번도 카드 할부를 해 본 적이 없다. 내가 물건을 사는 기준 중 명확한 한 가지는 내가 일시불로 구매할 수 없는 거면 사지 않는다는 것이다. 차도 그랬다. 나는 동기 중에 가장 늦게 차를 샀고, 일시불로 구매했다. 할부에 익숙해지면 큰 단위의 돈들도 우습게 보이기 시작한다. 100만원? 12개월 나누면 한 달에 8만원 정도밖에 안 하네? 자동차의 경우에도 60개월 할부를 해준다. 60개월 할부해서 외제차를 산다고 치자. 매달 나가는 금액이 100만원 안팎이니, 오? 나도 살만한데?라고 생각하고 사게 된다. 그렇게 카푸어가 되는 거다. 서울, 경기권의 경우 워낙 대중교통이 잘 되어 있고, 오히려 자차를 이용하는 경우 이동시간이 더 긴 경우도 있다. 하지만 내가 사는 지방의 경우에는 지하철이 없다. 나처럼 차가 필요한 사람들이라면 본인 소득의 50% 정도까지 선에서만 자동차를 구매하는 것을 권한다.





2030에 대한 시사뉴스를 많이 본다. 2030 세대들의 신규저축가입자가 가파르게 줄고 있다고 한다. 그리고 소비는 늘었다고 한다. 그 결과를 보여주는 게 2년 만기 청년희망적금의 중도해지가 첫 달에만 2만 명이라는 거다. 월급이 250만 원인데, 50만 원 저축하는 게 힘들다고 한다. 한탕이 판을 치는 세상에서 저축에 부정적인 생각은 이해하지만 금수저가 아닌 평범한 2030이라면 저축은 필수다. 저축만 하라는 게 아니다. 저축으로 모은 시드로 돈을 불리라는 거다. 청약에 당첨이 되더라도 계약금은 있어야 하지 않겠는가. 주식을 하더라도 시드가 있어야 하지 않겠는가. 소비도 습관이다. 욜로를 이해하지만 내 선에서 지지할 수 있는 선은 2~3년 선이다. 그 정도 펑펑 써봤으면 이제는 모아보자. 모두들 화이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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