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는 못 타요

흰둥이와 기차 여행

by 앙니토끼

“개는 안 돼요.”


“네? 이동장에 넣었는데요?”


“그래도 안 돼요. 정 타야 되면 짐칸에 넣고 타든가.”


“이동장에 넣으면 탑승 가능하다고 법으로 되어 있는데요?”


“그런 건 난 모르겠고, 어쨌든 내 버스엔 안 돼요.”

(내 버스라니… 그거 기사님 버스 아니잖아요!!!)


이게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인가…

어떻게 말해도 통할 것 같지 않은 버스기사 앞에서 나는 돌아설 수밖에 없었다.

흰둥이를 데리고 고속버스를 타러 갔다가 당한 일이었다.

(15년 정도 전의 일이다. 설마 요즘도 이런 일이 있진 않겠지…)


그 뒤로는 본가에 흰둥이를 데리고 갈 일이 생기면 무조건 기차를 탔다.

센트럴시티보다 기차 타러 가는 게 더 멀고, 기차시간이 한 시간은 더 걸렸지만 할 수 없었다.

적어도 기차는 승차거부를 당하진 않았으니까.


그래도 기차를 타면 여행하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혹시 내 옆에 앉는 사람이 개를 싫어하면 어쩌나 조마조마하긴 했지만 다행히도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흰둥이와 기차 여행


기차 안에서도 이동장 안에 있어야 하는 거라서 흰둥이에겐 좀 미안했지만 주변에 사람이 없을 때는 문을 열어서 얼굴을 내놓게 하거나 안고 있기도 했다.

흰둥이는 정말로 얌전해서 낑소리 한 번 내지 않았다.


이동장 안의 흰둥이


내 다리 위에 있는 흰둥이에게 햇살이 쏟아지는 모습이 좋았다.

스르르 잠드는 모습이 좋았다.


햇살과 흰둥이


나를 사랑스럽게 바라보는 흰둥이



결혼한 뒤로는 차가 생겨서 조마조마하게 다닐 일이 사라졌다.

흰둥이는 언제나 내 다리에 앉아서 차를 탔다.


차도 잘 타는 우리 개 흰둥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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