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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스토옙스키 -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

by 은혜 Feb 22. 2025

"나는 이 세상의 모든 사람들이 무엇보다도 삶을 사랑해야 한다고 생각해."


"삶을 그것의 의미보다도 더 많이 사랑해야 된다?"


"반드시 그래, 형 말대로 논리에 앞서, 반드시 논리에 앞서 삶을 사랑해야 하고, 그때야 비로소 나는 삶의 의미도 이해하게 될 거야. 바로 이런 생각이 이미 오래전부터 내 머릿속에 떠오르곤 해. 형의 일도 이제 절반은 다 된 거야, 이반, 성취된 거라고. 살고 싶어 하니까 말이야. 이제 형은 나머지 절반을 두고 노력하면 돼, 그러면 형은 구원받은 거야."


총 1627장의 다소 부담스러운 장편소설임에도 불구하고, 러시아의 대 문호 도스토옙스키의 유작이라는 말에 마음 단단히 먹고 읽기 시작한 책.

등장인물의 이름조차 길고 문장은 장황해 어렵지만, 끈기 있게 읽다 보면 역시나 엄청난 필력에 매료되어 몰입감 있게 빨려 들어간다.


철학, 종교학, 인류학, 사회학, 심리학 이 모든 것을 문학으로 버무려 놓았다, 아인슈타인이 최고의 책이라 격찬했다, 범죄소설/추리소설/심리소설/법정소설/종교소설 등을 다 아우르는 종합소설이다 등등의 칭송을 차치하고서... 감히 이 걸작에서 한 부분을 꼽는다는 게 무색하지만...

나에겐 특히 막내아들 알료샤에 투영된 작가의 외침이 와닿았다.


작가는 삶을 사랑하는 것은 모든 사랑의 기본이자 출발점이라고 알료샤의 입을 빌려 피력한다. 이는 마지막 연설의 '삶을 두려워하지 말아라, 참되고 좋은 일을 한다면 삶은 아름다운 것이다.' 상통한다. 또, 최고의 경지로 본 '한 알의 밀알'희생적 사랑 역시 이 '삶에 대한 사랑'에서 비롯된다. 


우리네 삶은 고행의 연속 중에 찰나의 기쁨을 이따금 맛보는 것일지언정, 내게 주어진 이 삶을 사랑하고 감사하겠노라 다시금 새겨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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