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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작가 물킴 Sep 10. 2020

기업이 반드시 꼰대를 퇴출시켜야 하는 이유

꼰대는 어떻게 조직을 망치는가

 10여 년의 직장생활, 6개의 크고 작은 회사를 인턴에서 팀장까지 경험하는 동안, 아주 다양한 종류의 꼰대를 경험했다. 10년의 직장생활을 해보니, 이 꼰대들에게서는 몇 가지의 공통점을 발견할 수 있었다. 꼰대들은 대체로 1) 지나치게 자기 확신을 가지고 있으며, 2) 새로운 세대나 방법을 존중하지 않고, 3) 결정적으로 공감력과 자기반성 의지가 결여되어있다.

 이 공통적인 특징들은 사회 곳곳에서 다양한 에피소드를 양산하며, 이 시대 대다수 회사원들의 술자리 안주거리, 나아가 결정적 퇴사 사유가 기꺼이 되어주고 있다. 이는 꼰대로 불리는 특정 개개인들의 잘못도 있으나, 시대의 흐름을 읽어내지 못하고 꼰대들의 라이프가 유지될 수 있도록 방치하는 기업에게도 문제가 있다고 본다.




1. 꼰대는 조직원들 사이에 갈등을 야기한다.

 꼰대들은 유독 '태도'에 대해서 많은 훈수를 둔다. '라떼는 말이야'(나 때는 말이야)가 방송과 SNS를 점령하도록 얼마나 많은 꼰대들이 새로운 세대들에게 훈계질을 해왔던 것일까. 그들은 유독 자신의 강인한 정신력과 열정에 대해서 지나치게 강조하며, 새로운 세대의 그것을 깍아내린다.

 또한 그들은 새로운 세대를 깎아내리는 데에서 멈추지 않고, 자신의 훈수를 스무스하게 받아들이지 않는 이들을 배척하기 시작한다. 새로운 세대는 그 훈계를 조용히 받아주는 이들과, 그렇지 못한 이들로 그룹 지어진다. 시간이 흐르면 그렇지 못한 이들은 '열정과 노력이 부족한 폐급' 신입사원으로 치부되며, 회사와 어울리지 않는 조직원으로 낙인찍히고 만다.

 이들의 낙인찍기 놀이는 비단 신입사원들에게만 해당되는 것은 아니다. 꼰대는 팀장에서 이사, 이사에서 상무 전무 등으로 승진하면서 자신의 아랫세대를 향해 끝없이 훈계질을 이어나간다. 그리고 끊임없이 자신의 입맛에 맞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을 그룹핑하며 조직 내 분열을 야기하고, 성과가 아닌 태도(나에게 얼마나 잘 보이는가)를 척도 삼아 조직의 분위기를 흐린다. 본인의 경력과 권력을 무게 삼아 '태도'에 대한 아주 주관적인 평가를 내려버리는 것은 꼰대들에게 일도 아니다.



2. 꼰대는 어떻게든 현재를 붙들고 늘어진다.

 꼰대들은 미래에 대해서 얘기하지 않는다. 오직 현재의 애로사항에 대해서 강조하며 불안감을 조성한다. 그래야만 그들의 역할이 건재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들은 본인의 생명력이 다 해감을 본능적으로 알고 있다. 또한, 먼 미래에 대해서 고민해봤자 본인에게 영향을 주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한다. 게다가, 그들은 조직의 지속가능성에 관심이 없다. 오직 당장의 본인 안위와 안정적인 미래에만 관심이 있다. (이를테면 새로운 사업을 추진하는 것이 회사에 장기적인 이익을 가져다줄 것인가를 고민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지금 속해있는 조직의 영향력을 얼마나 가져갈 것인가를 고민하는 식이다.) 따라서, 그들은 새로운 세대를 성장시키거나 발굴하는데 큰 관심이 없다. 조직의 지속가능성을 위해서는 새로운 세대를 반드시 육성시키고, 그들이 찾아낸 새로운 가치를 비즈니스에 접목시키는 시니어의 노력이 필요하지만, 꼰대들은 그런 일을 하지 않는다. 오직 현재 자신이 왜 여전히 권력을 가지고 있어야만 하는가에 대해서 강하게 부르짖을 뿐이다. (이를테면 그것은 경험과 연륜이라는 단어로 포장되기도 한다.)



3. 꼰대는 조직을 급격히 노후화시킨다.

 꼰대들 덕분에 '성장', '정직', '즐거움' 등 간단하고 명료한 가치관으로 중무장한 새로운 세대는 갈등과 분열을 경험하며 급속도로 이탈하기 시작한다. 하지만 이 갈등과 분열에서 살아남은 새로운 세대 역시 성장과 발전을 이뤄내긴 여간 쉽지 않다. 꼰대들이 이미 더 많은 기회, 더 좋은 기회를 움켜쥐고 놓지 않아 왔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들은 그 기회를 발판 삼아 본인들의 안정과 이익을 위한 결정들로 조직을 휘두르고 있는 것이다. 여기서 새로운 세대는 다시 한번 대거 이탈한다. 이 과정을 묵인한 조직은 급격히 노후화를 맞이한다. 조직이 지속적으로 성장과 수익의 기회를 발굴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세대와의 공존을 반드시 고민해야 하지만 그렇게 해내지 못한 것이다. 꼰대들은 여전히 최고 의사결정자들의 현명한 판단을 흐리며 현재의 불안감을 조성하며 생명력을 연장한다.  

 뒤늦게 조직이 정신을 차리고 쇄신을 꿈꾸지만 이미 새로운 세대는 여러 가지 이유로 조직을 이탈하고 말았다. 허둥지둥 '90년대생이 온다'같은 책을 읽으며 브랜드 뉴를 꿈꾸지만 이는 조직과 비즈니스에 반영되기가 매우 힘들다. 그들은 지금껏 새로운 세대를 존중하지도, 아껴주지도, 연대를 꿈꾸지도 않았기 때문이다. 



4. 꼰대들은 새로운 세대의 반격에 대응할 수 없다.

 그렇게 조직을 이탈한 새로운 세대는 이제 반격에 나선다. 꼰대들이 감히 범접할 수 없는 영역들을 차지하고 자리를 잡아나갔던 것이다. 새로운 세대끼리 뭉쳐서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모색하기도 하고(스타트업), 꼰대들에게 서툰 환경에서 비즈니스 모델을 키워내기도 한다(온라인 플랫폼). 한 때는 색다른 시도였던 것들이 이제는 현대사회를 새롭게 리딩 하는 무게중심으로 거듭나면서 꼰대들에게 퇴출 선전 포고를 날리고 있다. 새로운 세대에 대한 존중과 이해가 없던 꼰대들, 그리고 그들이 속한 조직은 지금껏 쌓아온 자금력으로 새로운 세대를 지배하려 하지만 '가치'를 중시하는 이들에게는 그것마저 통하지 않는다.

 새로운 세대가 꼰대를 상대하며 배운 것들은 새로이 성장하는 기업들의 면면을 볼 때 고스란히 녹아있다. 불필요한 허례허식 제거, 스피디하면서도 합리적인 의사결정, 명확한 성과주의, 투명하고 공개적인 경영, 일과 삶의 조화로운 균형 추구 등 기존에 대기업으로 군림하던 기업들이 빠르게 베끼기 어려운 지점들을 공략하고 있다. (이미 거대한 조직은 꼰대들이 군림해 새로운 세대를 배척하고 길들여두었기에, 새로운 가치를 지향하는 변화를 만들어내기가 불가능에 가깝다.)




 조직에서 나이를 먹었다고 모두가 꼰대가 되는 것은 아니다. 가 되지 않는 기성세대들은 경험과 연륜이 해야 하는 역할에 대해서 명확히 인식한다. 또한, 끊임없는 자기반성을 통해 본인이 틀릴 가능성에 대해서 항상 열려있다. 그러한 기성세대만이 새로운 세대와 공존하며 본인들만의 고유의 역할을 지켜낼 수 있을 것이다.

 무지막지한 성장을 추구한 결과, 우리는  한계에 도달했다. 새로운 세대는 무자비하고 매몰적인 성장 추구에 더는 관심이 없다. 이제 우리는 어떤 가치를 추구하는 기업과 조직이 될 것인가에 대해서 고민해야 한다. 꼰대로 군림하던 이들이 퇴출될 때, 비로소 새로운 세대와 가치가 공존할 수 있을 것이다. 퇴출이 두려운 꼰대들이여, 정신을 차릴 날은 이미 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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