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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작가 물킴 Oct 19. 2020

아직 퇴사를 하지 않은 사람들에게

두 번의 이직, 인턴까지 포함한다면 7개 정도의 회사 조직을 경험했다 보니 주변 친구들과 후배들이 회사생활에 대한 고민을 자연스럽게 많이 털어놓곤 했다. 한두 번의 경험들이 시간이 지나 나에게 어떤 배움과 깨달음을 주게 될지 몰라, 선뜻 섣부른 조언들을 하는 것이 조심스럽곤 했다. 직장생활을 한 지 10여 년지 지난 지금에 와서야, 예전에 했던 선택들이 어떤 흐름과 파장을 만들어냈는지가 조금씩 보이는 듯하다.



1. 퇴사는 하다 하다 안될 때 하는, 마지막 선택


대부분은 회사에 대한 불평과 불만족이 쌓여가면서 '퇴사'라는 카드를 고려하게 된다. 그렇게 퇴사를 고민하며 찾아온 후배들에게 나는 대부분 같은 조언을 한다.


퇴사하지 마. 어떻게든 일단 버티면서 해결책을 모색해봐.


퇴사를 하고자 하는 후배들의 마음을 모르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아주 잘 알기 때문에 이런 조언을 하곤 했다. 현재의 불만을 해결하기 위해 퇴사를 하고, 새로운 회사를 가는 것은 대부분 온전한 해결책이 되지 않는다. 나 또한, 그 해결책을 믿고 선택한 적이 있다. '지금은 조직도, 동료들도, 하는 일도 조금씩 아쉬운 부분이 있으니까, 더 나은 조건을 가진 회사를 찾아 이직하는 거야.'라는 생각으로 더 나은 조건의 회사를 찾기도, 몇 가지 염두한 회사에 다니고 있는 사람들을 수소문해 만나 정보를 얻기도 했다. 하지만 그렇게 찾아간 새로운 회사에도 문제는 많았다. 이전 회사와는 다른, 새로운 종류의 이상한 일과 사람들이 나를 이내 괴롭혔다. 국 나는 '왜 이직을 했나, 차라리 전 직장이 나았다' 등의 후회를 하기도 했다. 


현재의 문제만을 해결하기 위해 퇴사를 고민한다면,
새로운 곳에 가도 후회를 할 가능성이 높다.


해결책을 모색해 실행해보는 것도 소중한 자산과 경험으로 남을 것이고, 이런저런 최선을 다했음에도 불구하고 이젠 '끝'이라는 결론에 도달했다면, 그때 퇴사해도 늦지 않는다.



2. 어느 곳을 가도 회사는 결국, 이상한 곳


어디에도 이상적인 곳은 없다면, 결국 '회사생활' 버티게 해주는 것은 본인이 일을 하는 이유, 목표, 신념 같은 것들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지금 회사에서 일을 하다 보니 새로운 꿈이 생겼다, 나는 00일을 해보고 싶다, 지금의 경험을 바탕으로 더 새로운 00 분야에서 경험을 쌓고 싶어 퇴사를 고려하고 있다' 등의 고민을 하는 친구들에게는 그 생각의 방향을 지지해주는 편이다. 그런 대단한 각오와 계획이 아니더라도, '나는 퇴사를 하고 여행을 하고 싶다. 여행을 통해 살아가는 다양한 모습과 방식을 체험해보고 싶다.' 등의 생각도 괜찮다. 


명확하게 자신이 무엇을 하고 싶은지
알고 있는 상태에서의 '퇴사'는 후회가 적다. 


그 퇴사가 개인을 항상 좋은 방향으로, 좋은 결과로만 이끌지는 않을 수 있다. 하지만, 그 개인은 본인이 명확히 알고 있던 '하고 싶은 것'을 하게 될 것이고, 그것만으로도 충분하다. 그 선택을 감행했다는 이유만으로, 분명 본인이 상상하지 못했던 것들을 배우고 경험하게 될 것이다. 


본인이 명확히 목표와 신념을 가지고 있지 않다면, 이직(또는 퇴사) 후 겪게 될 수많은 텃세들과 고난들 사이에서 쉽게 버티기 힘들다. 경력직으로 일단 한 번 발을 떼는 순간, 영원한 내 편은 없다. 오직 실력으로 승부하는 세계에 발을 딛겠다고 다짐한 것과 다름없다. 후회, 미련, 또 다른 선택, 불필요한 조언들이 난무하게 될 것이다. 그 과정을 버티게 해 주고, 나를 다독여 주는 것은 오직 나 자신뿐이라는 사실도 잊지 말아야 한다.



3. 그럼에도 불구하고 퇴사를 마음먹었다면, 전진하라


퇴사는 하나의 선택에 불과하다. 퇴사를 했다고 해서 말끔히 해결되는 것도, 와르르 무너지는 것도 없다. 여전히 내가 스스로 만들고 개척해야 하는 또 다른 길일뿐이다. 삽질을 이어갈 새로운 경로에 불과하다는 생각을 받아들이게 되었다면, 이제 열심히 삽질을 하면 된다. 


무조건 본인이 원했던, 좋은 결과가 이어지지는 않을 수 있다. 실패의 경험으로 결국 귀결된다면 왜 내 선택이 실패했는지, 무엇이 문제였는지, 생각해 깨닫고 다음 선택은 더욱 유용할 수 있도록 고민하게 해주는 훌륭한 자산과 경험이 될 것이다. 


생각지 못한 것들을 얻게 될 수도 있다. 나 역시 대기업에서 안정적인 선택을 추구하며(잘못됐다는 것이 아니다.) 회사생활을 이어갔다면, 그 이후 내가 경험했던 '상상하지 못했던 일'들은 결코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오직 본인만을 믿고 전진해야 한다.
그 과정에서 느끼는 기쁨도 슬픔도 오직 본인만이 누릴 수 있다.






10여 년의 직장생활로 얻은 생각들이 정답은 아닐 수 있다. 지금껏 느끼고 배웠다고 믿는 것들이, 누군가에게는 도움이 될 것이다. 여전히 나의 커리어 패스도 진행 중이다. 고민도, 후회도, 미련도 있지만 때로는 빠른 걸음으로, 때로는 느리고 천천히 걸어가고 있다. 두려움은 내려놓고, 자신을 믿으며. 모든 직장인들이 그렇게 자신만의 길을 걸어가길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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