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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피치가 약한 디자이너

인생 2막을 위해 한 발자국 #56

by 신성현

디자이너로서 치명적인 단점을 가지고 있어

바로 스피치가 약한 디자이너.


밤새워가며 열심히 만든 작업을

클라이언트 앞에서 제대로 설명도 못하는

너무나 모자란 디자이너.


포트폴리오로는 꽤 유명한 기업들의

최종 면접까지도 자주 올라갔지만

어버버 엉뚱한 말을 뱉어내며

탈락의 경험을 많이도 겪었어.


큰 단점이 있을 때 그 부분을 커버하기 위해

학원도 다니고 연습하며 많은 노력들을 하지만

이상한 똥고집으로 오히려 작업에 더욱 집착했고

말없이도 결과물을 알아줄 거라 생각했어.


물론 아주 큰 착각이었지.

말 한마디에 천냥빚을 갚는다는 말이 있지만

나에게는 해당되지 않는 말.

결과물은 기가 막히게 잘 만들어내고도

말 한마디에 빚이 점점 쌓이는 디자이너였어.


그렇게 스피치는 점점 더 부담스러워지고

자연스럽게 기회도 줄어들었어.

왜 내 작업을 못 알아줄까..

답답한 마음과 함께 고민들이 이어졌어.


설명을 못하고 포장을 못해서

알아주지 못하는 것이 당연한데

그 당연한 것을 너무 늦게 깨우쳤어.


2막에 대한 도전을 시작하고 나서

작업들과 함께 글로 써 내려가니

표현에 대한 부담감이 많이 사라졌고

많은 분들이 좋아해 주시니

묘한 해방감까지 들더라.


시간이 많이 걸리기는 했지만

디자이너로서 너무나 큰 단점이

다른 분야에서 장점을 가져다주었어.


우리 단점이 있어도 너무 주눅 들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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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스에서 말 걸어주시면 너무 좋지만

스피치 능력이 부족한 사람이라..

아직 좀 부담스럽긴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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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2막을 위해 한 발자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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