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오빠 호랑이는 사냥에 서툴고 매사에 의욕이 없었다. 얼굴에는 언제나 불만이 가득해서, 나는 그가 웃는 것을 한 번도 본 적이 없었다. 그를 보고 있으면, 금방이라도 터져버릴 것 같은 빵빵해진 풍선을 지켜 보는 것 같아서 나는 늘 아슬아슬한 기분이 들었다. 호랑이이면서도 무리에서 소외되고 외로운 그가 토끼인 내 눈에도 안쓰러웠다. 그는 가끔 내 날고기 조각을 뺏어 먹거나, 하기 싫은 일을 내게 떠넘기기도 했다. 그럴 때면 작은오빠 호랑이는 큰오빠 호랑이에게 인정사정없이 혼이 났다.
작은오빠 호랑이는 자식보다 토끼를 애지중지하는 가족에 대한 불만을, 나를 무시하는 것으로 나타냈다. 그는 내가 묘묘빠(작은오빠)라고 불러도 대답하지 않았고, 밖에서 마주쳐도 알은 척도 하지 않았다. 우리는 같은 굴에서 살면서도 모르는 동물처럼 행동했다. 하지만 나는 굴에서 작은오빠 호랑이가 제일 좋았다.
들판에서 산토끼 무리와 놀 때였다. 달리기 경주에서 내게 진 회색 털 토끼가 분을 참지 못하고 말했다. “호랑이 가족은 진짜 네 가족이 아니야. 너는 고아 토끼야.”라고 다른 토끼들이 보는 앞에서 나를 놀렸다. 나는 그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깡충 뛰어서 앞발로 그의 얼굴을 할퀴었다. 순간적으로 벌어진 일이었다. 회색 털 토끼는 헝클어진 얼굴의 털을 쓰윽 훑고서는 사정없이 나를 걷어찼다. 나는 옆구리를 움켜쥐고 엉엉 울었다. 걷어차인 옆구리보다도 상처 난 마음이 더 아팠다.
굴 모퉁이에서 끙끙거리는 나를 작은오빠 호랑이가 보게 되었다. 그는 어떻게 된 거냐고 짧게 물어보고는, 내 대답을 듣기가 무섭게 바람처럼 튀어나갔다. 작은오빠 호랑이는 밤새워 산을 뒤져 회색 털 토끼를 찾아냈고, 회색 털 토끼는 비참한 최후를 맞고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