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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직장인의 늦바람 Oct 15. 2021

D-77 퇴준생, 직장인들에게 묻히다.

나는 직장인 인플루언서이다.

안정적인 직장이 최고라 생각해 불과 1~2년 전까지 조직에 충성했지만 늦바람이 났다.

퇴사 프로젝트 첫번째 기간 : 2021년 3월 31일 ~ 2021년 9월 30일

퇴사 프로젝트 두번째(마지막) 기간 : 2021년 10월 1일 ~ 2021년 12월 31일

퇴사 프로젝트 전체 기간 : 2021년 3월 31일 ~ 2021년 12월 31일




나는 퇴준생이다.

퇴사를 준비하고 있다.

그리고 퇴사까지 77일 남았다.


10월 14일 새벽, 문득 직장인들이 많은 곳에 가보고 싶었다.

급작스럽게 아침 8시, 광화문역을 향해 집에서 출발했다.



지하철에는 직장인들로 붐비고 나는 그들을 관찰한다.

최면이라도 걸린듯 회색사람들은 스마트폰에서 눈을 떼지 못한다.

광화문역에 도착하니 출근시간이 임박했는지 회사원들의 잰걸음이 눈에 띈다.



그렇게 광화문광장에 우두커니 서서 공기를 느껴본다.

정장을 입은 그들을 보며 나도 불과 2달 전만해도 회사원이었는데...라는 생각도 한다.(참고로 현재 휴직중이다)


직장인들의 표정은 비슷하다. 대체로 무덤덤하다.

특히 아침 출근시간에는 90% 이상이 영혼이 없다.

과연 그들은 왜 회사를 출근하는 걸까?

그럼 나는 왜 퇴사를 하려는 걸까?

답은 각자가 알고 있다. 각자의 사정이 다를테니.



내 책은 내년 초에 나온다.

자연스럽게 최대서점인 광화문 교보문고로 직장인들을 따라 잰걸음으로 움직인다.



베스트셀러 코너에 가서 사진도 찰칵 한장 찍는다.

베스트 셀러의 기운을 얻기 위해서다.

대단한 책들 사이에 내 책이 있으면 좋긴하겠지만 사실 베스트셀러보다 스테디셀러가 되고 싶다.

경제/경영 코너에 가서 내 책의 포지션을 생각한다.



'첫 돈 공부'가 컨셉이다 보니 부동산이나 주식 등과 관련한 포지션은 아니다.

부자 마인드도 있고 절약, 투자에 대한 인사이트와 정보도 있고 동기부여도 있다.

잡탕밥이 떠오르지만 그래도 짜임새가 있다.

첫 돈 공부용으로는 안성맞춤인 책이라고 자부한다.

현재 나온 도서 기준으로 경쟁도서는 <아들아, 돈 공부해야 한다>, <자본체력>, <나는 부자 엄마가 되기로 했다>정도가 될 것이다.


그러나 내년 1월에 출간되는 도서들이 중요하다.

나와 컨셉이 겹치는 책이 없으면 나한테 좋을 것이고 다면 불리할 수 있다 ㅎㅎㅎ


그래서 출간도 운이 중요하다고 하나보다.



철학책도 훑어본다. <소크라테스 익스프레스>라는 책을 스캔해봤는데 기획이 흥미롭다.

기차여행을 하며 철학을 접목해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무엇보다 책 표지가 마음이 편안해지는게 아주 좋다.

책은 알맹이 자체도 중요하지만 유튜브의 썸네일처럼 표지도 참 중요하다고 느낀다.



그렇게 서점을 돌아다니다 스타벅스에 들린다.

명동에 있는 스타벅스 서울중앙우체국점에 갔다.

점심시간이라 그런지 역시나 직장인들이 많았다.

휴식시간이라 그런지 아침시간의 직장인 얼굴이 아니다.

천의 얼굴을 가진듯 대다수 표정이 밝다.

그러나 오후 일과가 시작되면 어두울 것이다.


창가에 자리를 잡고 <타이탄의 도구들>을 읽으며 쉰다.

일년 전에 잠깐 보다가 별로인 것 같아 독서를 멈췄는데 지금 다시 보니 대박~~~이다.

책 내용이 너무 좋아 소꼭지 하나 하나 놓치기 싫을 정도다.


책을 읽는다.

얼음이 가득한 커피를 한모금 마신다.

목을 스트레칭 하듯이 주위를 둘러본다.

금세 자리가 다 찼다.


카페에는 여러 사람이 존재한다.

직장인, 학생, 사업가 또는 나와 같은 사람들.

회사를 다닐때 평일 낮에 카페를 가면 다 나와 같은 회사원이거나 학생이라고 생각했다.

 대부분의 사람은 회사원 아니면 자영업을 한다고 생각했으니까.

내가 살아가는대로 세상을 보니까 그렇다.


그러나 나는 회사원에서 벗어나려 하고 자영업자도 되지 않으려고 한다.

혼자서 일을 하며 혼자서 돈을 버는 일을 하려 한다.

이런 세상이 있다는 것을 알고 나서 카페에도 나 같은 사람이 존재한다는 것을 느끼게 되었다.



퇴사까지 77일 남았다.

7개월 전부터 퇴사일기를 썼는데 감개무량하다 ㅎㅎ

처음 퇴사 에세이를 썼을때는 100일 특집을 하려 했는데 100일도 안 남은지 얼마전에 알았다.


남은 77일 멋지게 잘 마무리해서 웃으며 사표를 내자.

밝은 미래를 바라보며 희망찬 표정을 지으며 당당히 걸어나오자!

꼭 그럴 것이다!




세상 사람들에게 알릴것이다.

나의 퇴사 프로젝트는 성공했노라고!

나는 퇴사에 앞서 덜 불안하다고!

당신도 이렇게 준비해보라고!

이렇게 그들에게 증거가 되고 싶다.


인플루언서라 죄송합니다.

퇴사까지 77일 남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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