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직장인의 늦바람 Sep 08. 2021

D-114 과거 퇴사자한테 사과드립니다.

퇴사프로젝트 에세이

나는 직장인 인플루언서이다.

안정적인 직장이 최고라 생각해 불과 1~2년 전까지 조직에 충성했지만 늦바람이 났다.

퇴사 프로젝트 첫번째 기간 : 2021년 3월 31일 ~ 2021년 9월 30일

퇴사 프로젝트 전체 기간 : 2021년 3월 31일 ~ 2021년 12월 31일



사람은 누구나 가치관이 변한다.

산과 강은 10년에 한번씩 변한다하지만 사람이 변하는건 흘러가는 시간과 관계없다.

책, 강의, 새로 알게 된 사람 등으로 인간의 가치관은 달라진다.


나는 애사심이 투철한 사람이었다.

주말에 상사가 연락오면 즉시 일을 처리했고, 주말 출근을 부탁하면 묻지도 않고 출근을 했다.

내가 회사에 대해 충성심이 전성기에 이르렀을때쯤 '퇴사'를 선택한 사람들이 있었다.

고백하건데 나는 속으로 그들을 욕했었다.

대놓고 이야기는 못해도 조직의 배신지라고 생각했었다.


#Scene1. 타 공기업으로 이직한 그녀.

다양한 경력을 갖고 회사 신입으로 들어온 30대의 그녀.

회사를 다닌지 2년 정도가 지난후 퇴사를 했다.

아니, 정확히는 이직이다.

누가 봐도 더 좋은 직장으로 이직한 그녀를 보고 회사를 떠나는건 배신이라고 생각했다.


왜? 그녀를 믿고 뽑아준건 회사였으니까.

그때 당시에 나는 입사 3~4년차로 애사심이 마그마처럼 들끓었을 시기니까.

그래서 마지막 인사를 그녀와 나누고 돌아가는 길에 생각했다.

'자기 갈 길 가는구나. 난 날 뽑아준 회사를 배신하지 않아야겠다.'


#Scene2. 회산에 불만이 있던 30대 아빠

무기계약직으로 입사한 30대 후반의 한 아이아빠..

공기업 조직문화(?)상 까라면 까라는 문화가 있기 마련이고, 그는 이것을 답답해했다.

내가 취업 준비중일때 TV에서는 한창 미생이 인기가 있었다.

그리고 미생 속 상황이 나의 회사 생활이라 생각했다.


자연스럽게 직장 상사 구두도 내가 닦아줘야되고

갈궈도 죄송합니다만 연발하는게 맞다고 생각했다.

그렇다고 내가 다니고 있는 회사가 현재 그렇다는건 아니다.

당시 내 마인드는 이랬기 때문에 그의 불만이 이해가 가지 않았을 뿐.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난다'라는 말이 있지 않은가?

결국 그는 1년을 채우지 못하고 퇴사를 했다.

지금 돌이켜보면 충분히 어필할만한 상황이었다.

그러나 그 당시 나는 그를 이해하지 못하고 사회부적응자로 생각했다.


퇴사를 준비하고 있는 이 시점.

나는 그들에게 심심한 사과를 건넨다.

비록 그들을 욕하고 다닌건 아니지만

내 좁디 좁은 가치관으로 그분들을 판단했기에 사과를 건네고 싶다.


내년 초가 되면 직장 동료분들이 과거의 나처럼 생각할 수 있다.


'유튜브 한다더니 결국 회사를 떠나는구나'

'역시, 회사 밖 세상을 아는 사람은 어쩔 수 없어'


그런들 어쩌겠는가? 과거의 나도 그랬으니까!

유튜브로 새로운 세상을 보지 못했으면 지금도 그랬을테니까.


떠난 자는 말이 없고 남은 자는 잊으면 그만이다.


오늘따라 과거 퇴사자들에게 사과를 하고 싶은 날이다.




4개월뒤 세상 사람들에게 알릴것이다.

나의 퇴사프로젝트는 성공했노라고!

나는 퇴사에 앞서 덜 불안하다고!

당신도 이렇게 준비해보라고!

그렇게 그들에게 증거가 되고 싶다.


인플루언서라 죄송합니다.

퇴사까지 114일 남았습니다.



이전 15화 D-242 회사를 다니면 잃는 것 5가지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