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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로드퓨처 Dec 17. 2022

리더의 역할, 지휘자를 넘어 작곡가로


짐 정리를 하다가 이전 회사에서 신입 임원 교육을 받을 때 썼던 메모장을 발견했다. 한 장 한 장 넘기면서 추억에 젖다가 한 문장에 시선이 멈췄다. 바로 'conductor를 넘어 composer로'라고 쓰여있는 문장이었다. 당시 연사분의 말씀을 반추해보니, 리더는 '지휘자를 넘어 작곡가가 되어야 한다'는 뜻이었다. 과거에는 리더의 역할이 오케스트라의 지휘자였다면, 미래의 리더는 오케스트라가 연주할 새 음악을 만드는 작곡가 역할까지 해야 한다는 뜻이다.


준비된 연주자들로 하여금 정해진 음악을 잘 연주할 수 있게 지휘하는 것이 과거에 조직이 리더에게 바라는 것이었다면, 지금은 새로운 음악 즉, 신사업을 기획하고 이에 따르는 조직 및 투자 확대 등을 통해 전체 파이를 키워줄 것까지 바라고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미래의 리더는 conductor에 composer로서의 역할을 더해 오케스트라 총괄 운영자로 진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것이 가능하기 위해서는 리더들이 조직관리형 리더십을 넘어 사업적 관점에서 미래를 내다보는 혜안을 갖춰야 한다. 이러한 역할은 원래 고위 임원에게 더욱 크게 요구되었다. 신사업 진행 여부에 대한 의사 결정권이 보통 최고위 임원에게 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금은 초급 임원에게도 요구되는 역할이 되었다. 임원들 간에도 직급 파괴와 권한 의임이 대세인 요즘, 역할 분배도 따라서 무너지고 있기 때문이다.


지휘도 완벽히 해 내면서 작곡도 잘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첫째, 해당 분야에 대한 해박한 지식을 쌓아야 한다. 그래서 업의 개념과 원리를 손바닥 보듯이 꿰뚫고 있어야 한다. 부지런히 공부해야 한다는 뜻이다.


둘째, 시장의 흐름을 파악해야 한다. 즉, 과학적 접근보다는 경제 논리에 의한 트렌드의 변화를 제대로 짚어야 한다. 몸에 좋은 음식을 만들었는데 맛이 없으면 아무도 사지 않듯이, 고객의 입장에서 생각할 수 있어야 한다. 몸에 좋은 것은 기본이고 맛도 좋아야 한다.


셋째, 과감한 결단력과 추진력을 키워야 한다. 이리 재고 저리 재다가 시기를 놓치면 아무리 좋은 아이템도 쓰레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사업은 타이밍이다. 


넷째, contingency plan을 세워야 한다. 추진한 일이 잘되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에 플랜 B가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진열대의 물건이 팔리지 않고 먼지만 쌓인다면 바로 바꿔 놓을 상품이 미리 준비되어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어쩌면 다른 어떤 것 보다 더 중요한 항목일 수 있다.


곰곰이 생각해보니 당시 강의를 해주셨던 분은 인력개발원 부원장님이셨던 것 같다. 정통 인사 조직 출신이 아닌, 사업부장을 거친 특이한 이력을 갖고 있던 분으로 기억된다. 그래서인지 사업적 관점에서 좋은 말씀을 많이 해주셨던 것 같다. 연구 임원이었던 내겐 다소 생소하지만 큰 도움이 되었던 강의로 기억된다. 벌써 5년 반 전의 일인데, 지금 더 와닿는 내용인 걸 보면 그분의 혜안이 맞았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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