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미생물 대사공학 분야에 뜨는 연구분야로 최소 유전체가 있다. 정상적인 생리, 대사 활동에 필요한 최소한의 유전자 개수를 연구하는 분야이다. 생육과 대사산물 생산에 지장이 없을 때까지 유전자 하나, 하나를 제거해 본다. 이렇게 제거된 유전자들은 사실 필요 없는 것들이었다는 얘기가 된다. 쓸데없이 에너지만 낭비하고 있었던 것이다.
우리가 업무를 수행할 때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캘린더를 빼곡히 채우고 있는 일정 들 중에 없어도 되는 것들은 없는지, 심지어 하면 안 되는 것들을 하고 있는 건 없는지 등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그중에 분명히 불필요한 것들이 존재한다. 이것은 리더일수록 더욱 크게 요구된다.
예전에 상사분이 뭘 자꾸 더 하려고 하지 말고 하던 것 중에 하지 않을 것을 하나씩 적어내라고 한 적이 있다. 고민 끝에 과제 주간 회의를 하지 않겠다고 적어 내고 실제로 그렇게 해봤다. 그 결과 걱정과는 달리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자료는 서면으로 받았고, 시스템 상에서 디스커션도 하니 더 활발한 피드백이 오갈 수 있었다. 시간 절약은 덤이었다.
더하기보다 빼기가 중요할 때가 있다. 그리고 조직은 사람에 의해 돌아가기보다 시스템에 의해 돌아갈 때 더 지속 가능하다. 사람이 바뀌어도 시스템이 지키고 있으니까 말이다. 리더가 할 일은 시스템을 어떻게 더 좋게 만드느냐 하는 것이다.
오늘 일정에서 빼야 할 것이 있는지 잘 보고 남는 시간에 커피도 한 잔 하고 책도 보면서 빼기를 실천해 보기를 추천해 본다. 조직에 대한 큰 그림, 신사업에 대한 아이디어가 샘솟을 확률이 높아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