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는 경험해 보지 않으면 이해할 수 없는 일이 많다. 그중 하나가 바로 부모의 마음이다.
아이를 낳거나 가슴으로 품든, 부모가 되어봐야 비로소 나의 부모를 진정으로 이해하게 된다.
결혼할 당시, 나는 부모님이 부족해 보였다. 가난했고, 능력 없고 초라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내가 부모가 되어보니 엄마와 아빠의 사랑이 얼마나 깊었는지 새삼 뼈저리게 느꼈다.
아이가 아플 때, 속상하게 할 때, 기대에 못 미치는 행동을 할 때마다 부모님이 떠올랐다. 자식이 성장해서 결혼할 때쯤, 해주고 싶은 것이 많지만 내 능력 부족으로 해주지 못할 때의 좌절감과 미안함은 이루 말할 수가 없다.
나의 부모님도 그랬을 것이다. 그런데 나는 부모님, 특히 엄마에게 모진 말을 많이 했다. 능력 없는 부모라고, 가슴에 못 박히도록 말이다.
죽어라 열심히 살아도 나 역시 자식에게 못해주는 것이 많은 현실.
그래서 늘 미안하고 가슴 아픈 부모인데, 내 자식이 나에게 악다구니를 쓴다면 얼마나 마음이 아플까?
그 잔인한 말을 나는 엄마에게 많이 했다.
그런데 엄마는 단 한 번도 나에게 싫은 소리를 한 적이 없고, 늘 미안하다고만 했다.
엄마는 그랬다.
엄마가 되면서 엄마를 이해하게 된 나는 참 못된 딸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