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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음미숙 Aug 29. 2023

줄줄이 이어지는 카페인

퇴근하면서 쓰는 일기

직장인 대부분이 습관적으로 마시는 커피. 서울 중심에 위치한 우리 회사도 1층에 카페가 3개나 있다. 주변 건물도 마찬가지. 1개 이상의 카페가 문을 열고 있다.



커피는 나와 가까이 있다. 업무가 너무 바빠 커피 한잔도 못 마실 때 머리끝까지 스트레스가 차오른다.



시원한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쭈욱 마시면 단숨에 스트레스가 뾰로롱 사라지는 마법의 음료. 입안 가득 원두의 고소함으로 다시 한번 힘차게 키보드를 두드려 본다.



업무가 밀려오는 날에는 잠깐 커피 사러 나갔다 오는 시간마저 아깝다. 칼퇴하고 싶어서 애써 커피 생각을 지운다.


''내일은 꼭 일찍 출근해서 커피 사 온다.''


중얼거리며 열심히 키보드를 두드린다.


다음 날 아침, 시끄러운 알람 소리가 들린다. 커피 마실 생각에 무거웠던 눈이 금방 떠진다. 오늘은 달달한 라테를 마셔볼까. 고소한 아아를 마셔볼까.
양치질하는 손이 가볍다.




방문할 때마다 웃는 얼굴로 친절하게 맞아주시는 카페 사장님. 그의 자부심이 가득 담긴 라테를 들고 회사를 향해 여유롭게 걸어간다.



산미가 가득한 원두보다는 고소한 원두를 좋아하는데 지금 내 손에 있는 커피가 딱 그 고소함을 담고 있다. 좋아하는 커피 한잔 덕분에 즐거운 마음으로 업무를 시작한다. 요즘에는 이런 작은 행복에도 감사함을 느낀다.



회사까지 걸어가면서 조금씩 커피를 마셨다. 얼음이 다 녹아 맹탕이 되기 전에 다 마시는 것이 좋지만 오늘은 이 달달함을 오랫동안 즐기고 싶다.



사무실 책상 위에 올려져 있는 아이스 아메리카노와 크림빵.
빵순이 입이 귀에 걸린다. 출처를 확인하니 J 언니와 M 언니가 주신 거였다.




감동이었다.
나를 생각해 주는 언니들의 마음.
줄줄이 이어지는 카페인 때문에 그날 밤에 잠을 못 잤지만, 마음은 따뜻했다.



사람의 인생은 이렇게 극과 극이다.
어제는 참을 인을 몇 번이나 씹어 삼킬 만큼 업무가 많아 힘들었는데 오늘은 아침부터 입가에 미소가 떠오른다. 내 생각을 해 주는 좋은 사람들, 내가 좋아하는 커피 한잔, 또 나의 행복 버튼을 누르는 것을 찾아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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