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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음미숙 Jul 07. 2023

나보다 앞서가는 사람들을 보며

나의 목표는 뚜렷하다.

''제가 출판사를 차렸습니다.''



존경하는 작가님께서 자신의 책을 더 많이 팔기 위해 출판사를 차렸다는 연락이 왔다. 웹소설 작가로도 유명하고 시집도 출판하셨으며 지금은 신문 기자로도 활동하고 계신다. 거기다가 이젠 출판사까지 차리셨다니.



그 소식을 듣고 내 일처럼 기뻤다. 솔직히 작가님을 한 번도 뵌 적은 없지만 자신의 꿈을 향해 흔들림 없이 노력하시는 모습이 참 보기 좋아 존경하고 있다. 정말 잘 됐으면 하는 사람 중에 한 분이다.



나는 퇴근 후 책 읽고 리뷰 쓰는 일을 하고 있다 보니 작가님께서는 많은 책을 협찬해 주시겠다며 출판사 잘 되면 원고료도 팍팍 챙겨주신다는 감사한 말씀을 해주셨다.



한바탕 칭찬을 쏟아내고 나서 나의 기분을 돌아보았다.


나도 내 이름으로 된 책을 만들고 싶고 웹소설도 쓰고 싶고 더 나아가 출판사를 차리고 싶다.


작가님께서는 이미 내가 하고 싶은 일들을 다 이루셨다. 



그래서 나는 작가님이 부러웠을까?




''저의 블로그 활동을 책 한 권에 담아보았습니다.''



친분은 없지만 항상 둘러보던 도서 블로거 한 분이 책을 출판한다는 소식을 들었다. 도서 블로그를 운영하는 방법이나 책 읽는 방법 등등 나도 언젠가 써보고 싶다는 정보를 담은 책이었다. 아직 책은 읽어 보지 않고 후기만 봤는데 내가 써보고 싶었던 책의 방향이 잘 담겨 있었다. 



일단 서점 장바구니에 담아놓았다.


오로지 자신의 이름으로 된 책을 출판하고 나와 같은 도서 인플루언서이면서 독서 기록에 관한 책을 쓰셔서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나는 책을 낸 그분이 부러웠을까?





''나 이번에 신축 아파트 구매했어.''



회사 친구가 결혼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신축 아파트를 샀다고 자랑했다. 요즘 아파트는 물론 내 집 마련하기도 힘든데 잘했다고 고생했다며 친구를 축하해 줬다.



나는 결혼 6년 차 이지만 집이 없다. 심지어 전세도 월세도 아니다. 시부모님 명의로 된 낡은 빌라에서 살고 있다. 결혼하고 곧 집을 구매하려고 했으나 집값이 이렇게 오를지 몰랐다. 빌라는 처음 살아봐서 아파트보다 불편한 점이 한둘이 아니고 내가 제일 싫어하는 벌레는 아주 종류별로 나온다. 곤충 박물관 갈 필요가 없다. 개미는 기본이고 말벌도 가끔 날아다닌다. 대체 어디서 들어오는 걸까? 



층간 소음은 물론 우리 집 빼고 다 애완동물이 있어 한여름에는 악취도 심하다. 엘리베이터가 없는 낡은 건물이라 꼭대기까지 올라가는 계단이 유난히도 더 높아 보인다.



그래서 나는 아파트를 산 친구가 부러웠을까?





아 물론 하나도 부럽지 않다면 거짓말이다. 출판사 대표님이 된 작가님도, 자신의 노하우를 담은 책을 출판한 도서 블로거님도, 아파트로 내 집 마련한 친구도 다 부럽다.  



하지만 거기서 끝이었다. 누구는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다고 하는데 나는 배 아프거나 가슴이 묵직하지도 않았다.


과거의 나였다면 이미 멘탈은 부서지고 내 인생은 망했다며 아무것도 못 하고 이불속에서 울기만 했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작가가 되기 위해 매일 글을 쓰고 책을 읽는다. 도서 블로그도 내 영혼을 갈아 넣어 운영하고 있다. 내 집 마련을 위해 소액이지만 적금을 가입했고 부동산 공부도 하고 있다. 아직 이루어진 것은 하나도 없지만 나의 목표는 뚜렷하고 내가 어디로 가야 하는지 정확하게 알고 있기 때문에 그들의 좋은 일들을 진심으로 축하해 줄 수 있었다.



이불속에서 울었던 과거의 나는 삶이 목표가 없었다. 무엇을 하고 싶은지 무엇을 해야 하는지 모른 채 다른 사람들과 비교하며 나에게 상처만 주었다. 



수많은 책을 읽으며 깨달았다. 삶의 목표를 정하고 그 목표를 향해 꾸준히 노력하자. 목표가 확실하고 내가 가는 방향이 올바르다면 언젠가는 도착할 것이다. 내가 원하는 것을 이룰 수 있다. 



그리고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에 흔들리지 말아야 한다. 이미 나처럼 주변 사람들이 내가 원하는 목표를 먼저 이루는 경우가 있다. 나보다 빨리 목표에 도달했다고 해서 나한테 실망하면 안 된다. 내가 조금 느린 것뿐이다. 나는 언젠가 내가 원하는 것을 이룰 것이고 다만 시간이 조금 걸리는 것뿐이다.



노력하고 원한다면 충분히 목표에 가까워진다고 생각한다. 2년 전에만 해도 나는 도서 블로그에 리뷰 쓸 책을 빌려 읽었다. 하지만 지금은 내가 소화하지 못할 정도로 도서 협찬 연락을 받고 있다. 나도 느리지만 조금씩 성장하고 있다.



오히려 좋은 점은 나보다 앞서가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며 참고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그들의 도움을 받아 더 빨리 나아갈 수도 있다. 절대 주변 사람들이 나보다 잘 나간다고 해서 무너지거나 나를 괴롭히지 말자. 우리는 언젠가 그들과 함께 나란히 서서 웃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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