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집에 반려 동물은 없다(2)

아기강아지의 출현

by 나비야

저녁을 먹은 후 오랜만에 다이소로 향했다. 둘째의 신발에 구름이라도 달린 것인지 아이의 걸음이 무척 가볍고 흥겹다. '무엇을 집으로 가져갈까?' 반짝이는 레이더 망에 포착된 것은 바로......

아기 강아지 인형이다!

그것도 딱 한 마리가 엄마, 아빠를 찾아달라는 듯 배가 뒤집힌 채로 진열되어 있다. 아이들은 흥분하여 상상의 종이를 펼친다.

"이름은 뭘로 하지? 어디 살지? 누가 낳았다고 하지? 아! 강아지 옷!!"

반려견 코너로 가서 아기 강아지에게 입힐 옷을 찾는다. S사이즈도 크다.

"어쩔 수 없지, 양말이나 우리한테 작은 옷 같은 거 있찌? 그걸로 만들어 줘야겠다!"

두 아이와 강아지 인형 사이, 의견의 이동에 묻은 설렘과 진지함이 재미있다.

아기 강아지 소유의 물건 하나쯤은 사줘야 한다는 생각인지, 강아지 안경을 골라 씌워보고는 배꼽이 빠져라 웃는다. (아이들은 강아지 인형을 보고 웃고, 나와 신랑은 아이들을 보고 웃는다.)

집에 데리고 온 강아지는 시또 인형의 아기가 되었다.

세 마리의 강아지는 몇 달 전부터 자리한, 강아지 집에 들어간다. 이렇게 숨겨진 채로 언제 산책을 하고, 외출을 하게 될지는 모르지만 청소기를 돌리다 종이 상자집을 들면 옹기종기 모인 세 마리 강아지 가족이 귀엽다.

새 옷을 만들어 입혀주겠다던 다짐은 간데없고, 아기 강아지는 엄마 강아지에게 업힌 채로 지금까지 함께한다.

장면의 구성은 상상의 선을 불러온다.
이 장면에는 또 무슨 이야기들이 지나갔을지...

반려동물을 키우고 싶은 틈새로

인형이라 상상의 선을 자유롭게 탈 수 있다는 걸 아이들에게 다시 어필하며...

우리집에 반려동물은 없다.

반려인형이 있을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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