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 **에 대한 짧은 소견

욕에 개는 뺍시다.

by 송주

반려견을 키우면서 개가 들어가는 많은 욕들에 대해 생각해 본 적이다.

어쩌다 이렇게 사랑스러운 개들이 상스러운 욕을 말하는 접두사가 되었는지?

개+새끼는 합성어로 말 그대로 개의 새끼를 의미한다.

지금부터 개 +새끼를 개아기로 칭한다.


인조실록에도 개아기가 욕으로 기록되어 있다고 하니 아마도 조선시대 이전부터 쓰였을 정도의 유서 깊은 비속어가 바로 개아기였던 모양이다.


개와 인간은 아주 오래전부터 공존하였지만

개는 인간보다 열등한 존재로 여겨졌다. 그래서 개라는 접사를 붙이며 하찮고 나쁘다는 모욕적 의미를 더한 모양이다.

하긴 욕의 근원을 찾는 게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흘러 흘러

개는 더 이상 하등의 존재가 아니다.

애완동물 이상의 가족이라는 의미인 반려견으로 지칭되며 가족과 같이 보살핌을 받는 존재가 되었다.

보살핌을 받긴 하지만 반려견이 가족에게 주는 정서적 안정감을 생각하면 어떤 때는 내가 보살피는 건지 반려견이 나를 보살피는 건지 모를 지경이다.


모 반려견 교육 프로그램에서 개통령 강형욱에게

MC의 질문이 이어졌다.

"강형욱도 화가 나면 개가 들어가는 욕을 하나요?"

정답은 '노'였다. 강형욱은 개 대신 '쥐'를 넣는다고 대답했다.

열등하고 하등 한 존재 중 한 음절의 단어를 찾으려니 딱히 쥐 말고는 떠오르는 것도 없긴 하다.


내가 욕을 막 써대는 사람은 아니지만 자동으로 욕이 툭 나올법한 상황이 누구나에게 있지 않나?

사회적 지위와 체면을 생각해서 차마 밖으로 내뱉진 못하겠지만 개나리 쌍쌍바가 절로 떠오르는 뚜껑 열리는 일이 필자에게도 독자에게도 당연히 있다. 그럴지라도 일단 개는 빼보자.

누가 자꾸 저를 불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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