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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혹에 하는 개육아 1
06화
이건 반칙
반칙쟁이 내 반려견
by
송주
Dec 12.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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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닥에 있는 잡동사니들을 소파로 대충 올리고 청소기를 돌리는 순간
청소기 소리가 시끄러워서 인지 청소를 한다고 내가 곁에 앉지 않아서인지는 알 수 없지만 혼자 '고독하구만' 한편을 찍고 있는 크림이를
보는 순간 청소를 계속하긴 힘들었다.
왜냐하면 올려놓은 잡동사니들 위로 크림이가 저렇게 앉아 있었기 때문이다.
잠시 청소기를 내려놓고 사진을 한 장 찍으려는
순간 쳐다본다.
세상 아련한 눈빛으로...
엄연히 말해 이건 반칙이다.
꼬순내 나는 발바닥 두 개는 나를 향하고
짧은 꼬리가 붙은 궁둥이와
고개만 살짝 돌려 아련하게 쳐다보는 저 눈빛
모두를 무장해제 시키는 저 자태
내 배 아파 낳은 자식도 쥐어박고 싶은 때가 한두 번이 아닌데
뭘
한들 다 안쓰러워지는 크림이 때문에 결국 청소기를 내려놓고 옆에 앉게 되었다.
오전에 잠시 다녀온 산책 후 크림이 꼴이 말이 아니다. 어제 내린 비로 젖은 흙바닥을 뒷다리로 무단히도 차대더니 결국
싫어하는
목욕행을 자처하게 되었다.
그뿐만이 아니라 형들을 닮았는지 '쉬'뒤처리 하는 것도 시원찮아 결국 질질 흘리는 신세가 되었다. 그것도 자기 다리에..
이렇게 다리에 소변을 묻히고 온 크림이는 대야에 몸이 담기는 신세가 되었고 모든 걸 체념한 듯 한 저 표정에 견주는 또 홀리니 문제는 문제다.
대야에 담겨 목욕재계 후 크림이는 꼬질한 털과 지린내를 말끔히 씻어내고 뽀얗게 돌아왔다.
반의 반신욕 중
크림이는 개엄마가 없으니 잘해 줘야 해
크림이는 개형제가 없으니 잘해 줘야 해
크림이는 말을 못 하니 잘해 줘야 해
크림이는 사람보다 약한 생명체라 잘해 줘야 해
크림이는 주인과 가족 밖에 모르니 잘해 줘야 해
난 수없이 많은 이유로 크림이에게 잘해주고 있는 모범적인 견주가 되어가고 있다.
keyword
청소
반려견
개
Brunch Book
불혹에 하는 개육아 1
04
근데 화장실은 왜 쫓아오는 거냐?
05
견주는 피곤해
06
이건 반칙
07
개 **에 대한 짧은 소견
08
오늘 산책은 애견 운동장이다
불혹에 하는 개육아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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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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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고 쓰며 지극히 평범한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쓰다 보면 길이 생길 것을 믿습니다. 세상 모든 개를 사랑하는 사람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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