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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송주 Jan 02. 2024

모든 엄마들에게 파이팅을 보내며

말도 안 되는 상상

사람은 일을 통해 자본의 축적뿐만 아니라 사람과의 관계 형성은 물론 자아실현이라는 대의의 목표도 달성하게 된다. 기계가 아닌 이상 도태되지 않도록 자기 계발이라는 노력이 수반되고 그 과정에서 자아실현의 목표도 달성되는 것이다. 

일단 이론적 의미에서 일은 이러한 숭고한 뜻을 지니고 있다.

나에게도 일이란  물질적으로 생활비에 보탬이 되는 자본 축적의 거룩한 과정이었으며 내가 고여있는 물이 되지 않도록 수로를 만들어 주는 역할을 하기도 했다.


하지만 육아, 살림, 일을 트리플로 병행한다는 건 무척이나 힘든 일이었다. 

결혼 18년 차

만삭까지 일을 하다 첫째, 둘째를 연달아 낳고 육아에 잠시 전념하는 시간을 가졌다. 그 잠시 이후 여태 일하는 엄마로 살아왔다.


업무에 필요한 교육이 있는 날이면 교육장에 아이를 업고 준비해 간 점심을 먹여 가며 그렇게 교육을 받았다.

아이가 학교에서 가위를 쓰다 손 끝이 날아간 날은 수업 중간에 뛰쳐나와 아이를 데리고 병원으로 달려갔다. 학교에서 연락을 받고 너무 놀란 나머지 심장이 계속 뛰다 치료받던 아이 옆에서 내가 쇼크가 왔다. 그 자리에서 쓰러졌고 손 끝을 다친 아이와 나는 자리가 바뀌게 되었다.

갑자기 아이가 열이 난다며 하원이나 하교 요청을 받는 날이면 남편, 친정엄마 순으로 반차가 가능한지 전화를 돌리기 시작했었지만 어느 회사가 갑자기 쓰는 반차를 기분 좋게 받아 주겠는가?

그런 날은 결국  가족들 모두 서로에게 미안해지는 날이 되었다.


싱크대를 가득 채운 설거지, 세탁기를 가득 채운 빨래들, 돌아서면 쌓여가는 먼지들

가사 분담이란 것도 참 쉽지가 않았다.

남편 역시 살림에는 감 자체가 없는 사람이었고 더 큰 문제는 가사를 거들 시간도 없는 것이었다.


결국 조부모의 황혼 육아 비중이 늘어가고 그로 인한 육아갈등과 조부모의 육아 우울증이 사회 문제가 되고 있다.



시간제 보육 이라는 제도가 생겼다.시간제로 지정 보육 시설에 아이를 맡길수 있는 제도 이다.

 


퇴근과 동시에 집으로 출근하는 격인 워킹맘의 일상은 고단 했지만 예뻐도 너무 예쁜 자식들을 보며 잊고 다시 힘을 얻기를 반복하며 십수 년을 버텨왔다.

때때로 죄책감이 려오기도 했다. 살림도 육아도 일도 어느 하나 제대로 해내지 못하는 것 같은 날에는 더 그랬다.

일을 하지 않았더라도 살림 육아를 잘 해냈으리란 보장은 없다. 앞서 말했듯이 난 똥손에 살림과 육아에도 재능이 없기에...


나란 사람이 워킹맘 인생을 살며 느낀 고단했던 감정들을 다음 세대들은 덜 느끼며 살긴 바란다.

결혼도 출산도 마음먹는 것조차 쉽지 않은 세상이다. 

물가는 오르고 살기는 더 빡빡해졌다. 버는 속도가 쓰는 속도를 따라가지 못한다.


요즘 세대의 맞벌이 인식 조사를 보면 맞벌이를 해야 한다고 응답한 사람의 비율이 아주 높다. 하지만 맞벌이란 말이 쉽지 속속들이 맞벌이 가정 속을 들여다보면 혼란 그 자체다.

맞벌이 가구의 직면 문제를 현장에서 직접 파악하고 개선해 가는 노력이 필요하지 않을까? 또한 가사 분담에 대한 이견으로 부부간에 충돌이 생기지 않도록 가사 분담에 관한 인식 개선이 역시 중요하겠다.


어쩌면 과거의 나보다도  현재의 나보다 더 치열하게 살아야 그들을 위해

이런 상상으로라도 짐을 덜어 주고 싶다.



다음 이야기는 도대체 머릿속에 뭐가 들어 있는지 모를 작가의 엉뚱한 상상에 기인한 내용입니다.

혹시라도 진짜로 오해하시고 좋다가 마는 독자들이 없길 바랍니다.



가사 노동이 여성에게만 집중되어 있는 현실을 견디지 못한 주부들이 거리로 나오기 시작했다.

주부들은 가사 노동 급여 지급 법 제정을 요구하며 집단 농성에 돌입했다.

고단함을 견디지 못하고 집을 뛰쳐나온 전국 각 도시의 주부들이 앞치마를 던지고 나와 농성을 벌이는 바람에 견디다 못한 국회가 그들의 요구를 수용하기로 결정했다.


가사 노동 급여 지급에 대한 법률은 국회의 의결을 마치고 대통령의 공포로 마침내 확정되는 역사적 순간을 맞게 되었다.


1년 후

송주 일보 기사에서 발췌

가족 구성원 모두가 함께 가사를 공유하고 분담하며 건강한 가족 공동체 생활을 영위함과 동시에 이혼율 감소에 기여하기 위해 제정된 가사 노동 급여 지급법으로 인해

다툼이 줄고 이혼율 역시 감소했다.

가족 구성원이 협업하며 행복을 느끼는 가구 수의 비율 또한 높아지는 긍정적인 효과를 보였다.


가사노동으로 용돈 버는 세상 좋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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