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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루다 Nov 25. 2023

이해란 어려운 게 아닐지도 몰라

4, 5년 만에 오랜 친구들과 약속이 잡힌 날이다. 미리 입을 옷을 사둘 정도로 많이 기대되는 날이다. 아침, 일어나기 힘든 몸을 겨우 일으켜 세워, 샤워하고 화장을 했다. 사는 곳과는 1시간 반 정도 걸리는 거리라 부지런히 준비하고 약속 장소로 향했다. 워낙 오랜만에 보는 친구들이라 서로가 어떻게 변했을지 궁금증이 가득했다.     


역시나 제일 먼저 도착해 버렸다. 추운 날씨에 꾸며보겠다고 코트 차림으로 나온 모습을 찬 바람이 강하게 휘감고 지나갔다. 시계만 계속 쳐다보며 친구들을 기다렸지만 지루함보단 설레었다. 드디어 친구 한 명이 반갑게 손을 흔들며 인사해 주었고 우린 서로의 손을 잡고 너무 오랜만이라며 한껏 반가움을 표현했다.  

   

둘이 먼저 식당에 들어가 다른 친구를 기다렸고 얼마 지나지 않아 다른 친구도 합석했다. 오랜만에 만나서 반가웠지만 서로를 보면 변한 게 없어 보였다. 우린 어딜 봐도 대학 시절 그때 그 모습 그대로였다. 나는 어느 자리에 가더라도 보통은 얘기를 거의 듣는 쪽이다. 이번에도 친구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즐거움에 웃음만 보였다.     


그러다 내 이야기를 오랜만에 하게 되었다. 힘들었던 시간을 털어놓고 나니 한결 마음이 가벼워지는 기분이었다. 친구 한 명이 이야기를 듣고는 대답했다.      


“너의 마음을 이해할 것 같아.”     


친구한테 들어본 지 너무 오래된, 아니 어쩌면 처음인 그 말에 가슴이 한동안 찡했다. 타인을 이해한다는 게 쉽지 않다는 걸 알기 때문에 더욱 이 말이 와닿은 거 같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나를 이해한다는 이야길 얼마나 들어보며 살 수 있을까? 또 얼마나 내뱉으면서 살아갈까. 이해한다는 건 어쩌면 어렵기만 한 이야기가 아닐지도 모른다. 그저 조금만 더 마음을 열면 보이는 걸지도 모른다.     


내 옆에 있는 사람을 좀 더 열린 마음으로 바로 보는 시선. 거기서부터 이해는 시작될 것이다. 팍팍하고 살기 힘든 사회, 세상, 우리가 조금만 서로를 이해하려고 해본다면 조금 더 따뜻한 사회가 될 거라고 믿는다.



Image by Gisela Merkuur from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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