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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루다 Dec 07. 2023

다른 건 틀린것과 달라

열한 살 무렵부터 시작된 우울증으로 혼자만의 생각에 빠져 살았다. 늘 지속되는 무기력감에 수업을 제대로 따라가지 못했고 교우관계도 원활하지 않았다. 그렇게 중학교에 다닐 때도 무기력은 지속되었고 수업 시간에는 창밖만 쳐다보며 인생은 뭘까 생각하곤 했다. 늘 나만, 유독 나만 독특하고 다르다고 생각했다.     


또래 아이들 누구를 보아도 밝아 보였고 사회생활을 무리 없이 하는 것처럼 보였기 때문이다. 아마 이 부분 또한 혼자만의 생각에 빠졌기 때문에 모든 걸 나 위주로만 생각하고 타인은 전혀 고통이나 슬픔 따윈 없을 거라는 편협된 생각에서 나온 결론이었을 것이다. 세상에서 나만 외로웠다. 스스로 혼자라는 틀 안에 가두었다. 세상에 혼자인 사람은 나뿐이었다.     


그런 생각에서 빠져나올 수 있었던 시기는 그리 길지 않다. 독서하고 글쓰기를 하면서 어느 정도는 갇힌 틀 안에서 헤어 나올 수 있었다. 세상을 살아보니 고통 없는 사람이 없었고 눈물 흘리지 않는 이가 없었다. 그 차디찬 손을 잡으면 서로의 온기로 따뜻해지지 않을 사람 또한 없어 보였다. 그렇다. 모두가 외롭고 또 고독하다.     

내 성격이 특이하고 남들과 다르다는 생각은 나뿐만이 아니라 누구나 할 수 있는 생각이다. 두 부류가 있다. 난 특이하고 남들과 다르기에 특별하다고 생각하는 쪽과 다르기에 약점으로 느끼고 있는 쪽. 난 후자였고 한 번도 내가 특별하다고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다르다는 게 나쁘다는 생각에서 나온 결론이었다. 다르다는 건 틀린 것과는 다른 것인데 말이다.     


세상에 같은 사람이 있을까? 한 배에서 태어난 쌍둥이마저도 완전히 같을 수 없다. 우린 모두 다르다. 그저 다를 뿐이다. 다르다는 개념은 틀렸다는 말과 전혀 연관성이 없으며 그러한 시선은 우리가 만들어 낸 착각이다. 다르면 좀 어떠한가? 그렇기에 특별한걸. 나 자신을 특별하게 여기는 일은 중요하다. 어떤 일을 하든 어디에 있든 우리를 빛나게 해주는 마음이다.     


그럼 나 자신만 특별하냐, 그건 아니다. 내가 특별하다면 나와 다른 타인도 특별하다. 결국 너도, 나도 모두가 특별한 것이다. 나의 어린 시절은 비록 우울했고 비참했을지 몰라도 과거에 갇혀 앞으로의 나날이 우울할 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특별함을 알기 위한 과정이었다. 내 앞날은 특별하고 빛이 날 것이다. 아, 물론 당신의 인생도. 




Image by Annette from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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