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보니 나이와 성숙함은 비례하지 않는다는 걸 알았다. 성숙이란 단어의 사전적 뜻을 찾아보면 세 가지 뜻이 나온다.
1. 생물의 발육이 완전히 이루어짐.
2. 몸과 마음이 자라서 어른스럽게 됨.
3. 경험이나 습관을 쌓아 익숙해짐.
나는 스무 살 성인이 되면 누구나 동등하게 이러한 자격을 얻는 줄 알았다. 하지만 스무 살이 된 성인의 나는 전혀 어른이 될 준비조차 되지 않은 어른이었다.
그렇게 20대의 이루다는 무얼 하지도 못한 채 지나가 버렸다. 스무 살의 나이를 지나, 서른이 되면 늙는 줄 알았다. 스물아홉 살엔 서른이 되는 게 무섭기까지 했다. 비장한 마음은 서른 살의 1월 1일까지도 계속됐다. 달라질 것 같던 나의 30대 또한 별다를 게 없었다. 시작은커녕 준비도 못 한 기분이다.
여전히 어른이인 나. 몸은 다 자랐지만, 마음이 덜 자란 나란 사람에게 ‘왜 너는 어른이 못 된 거니?’라고 묻고 싶었다. 하지만 이젠 그런 내가 사랑스럽다. 누구나 마음에 어린 왕자를 품고 살고 있다고 믿는 나는 ‘순수’라는 단어를 가장 좋아하는 난 스스로 어른이인 상태를 이젠 즐기기 때문이다.
준비를 못했다고 시작을 못하는 건 아니다. 모두가 어른이라고 부른다고 내가 꼭 어른이어야 하는 건 아니고. 내 꿈은 이제 확고해졌다. 마음에 순수함을 늘 품고 살아가는 것. 평생 어린 왕자와 대화하며 어른이로 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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