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버리고 싶은 단어
노크 없이 어떤 형태로 찾아올지 모르는 우울이란 단어는 나를 무기력이란 틀에 가두기도 하고 불안함과 조급함이라는 마음을 가지게도 한다.
그 틀 안에서 힘들게 허우적대다가 내가 해야 하는 일상으로 돌아온다. 가끔은 웃음 속에 감춰두기도 하고, 재미있는 공간에서 있을 땐 사라진 것처럼 작아질 때도 있다.
우울이란 감정은 생각 안에서 시간 여행을 하게 한다. 내가 힘들었던 그때의 시점으로 돌아가 깊은 슬픔에 빠지게 해서 현재의 시간을 망각하게 한다.
그 생각들에 익숙해지면 표현하지 않아도 내 마음을 알아주길 바라는 욕심이 생겨 주변에게도 모난 행동을 하게 된다. 예를 들면 말투를 무뚝뚝하게 한다거나, 불안함을 확인받음으로써 해소하려 한다. 나는 이런 습관이 관계를 피로하게 하고 나를 옭아맨다는 걸 알기에 버리고 싶다는 마음이 간절했다.
어떻게 하면 이 단어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에 대한
스스로의 대답은 운동이었다.
퇴근하고 헬스장에 가서 운동을 하면 아무 생각이 안 났다. 행위만 하고 있다는 단순함이 몸과 마음을 꽉 채워 세포를 건강하게 만들어가는 느낌이 생생했다.
하루 동안 받았던 스트레스를 땀으로 배출해 내고, 운동을 통해 건강을 얻어간다는 느낌이 '나는 무엇이든 할 수 있을 거야'란 자신감이 생겼다.
그렇게 나는 우울이란 단어를 땀으로 천천히 버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