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왜 고양이 소리라고 생각하시는 거죠?"
"그야 고양이 소리가 들리니까. 어휴 생각만 해도 싫어. 내가 원체 고양이를 싫어해서."
"왜요?"
쓰레기를 버리던 아줌마가 갑자기 행동을 멈추고 나를 돌아보았다. 아줌마의 무표정한 얼굴 속 작은 눈이 시퍼런 빛을 띠고 있었다. 내가 물어서는 안 되는 걸 물어본 건가 싶었지만 아줌마는 잠시 망설이다 곧 아무렇지 않은 양 입을 열었다.
“내가 우리 아들 가졌을 때 키우던 고양이한테 물린 적이 있었거든. 아끼던 고양이었는데, 그 미친 게 발작하듯이 덤비더라고. 나도 제정신이 아니었고 정말 놀랐어. 근데 그 고양이가 나를 물고 떨어지질 않는 거야. 그때 우리 남편이 같이 있어서 망정이었지, 겨우 고양이를 떼어냈어. 그리고 남편이 그 고양이를 그대로 창밖으로 던져버렸어.”
여기까지 말한 그녀는 다시 쓰레기를 분리하여 봉지 안으로 넣기 시작했다. 끔찍하다, 끔찍해…. 아줌마가 중얼거리는 소리를 들으며 나는 몸이 얼어붙은 듯 그 자리에 서 있었다. 분리수거를 다 끝낸 아줌마는 쓰레기들을 담았던 봉지를 착, 착, 소리를 내며 접고는 겉옷 주머니에 넣었다. 집 안으로 들어가려는가 싶어 나도 내가 갖고 온 쓰레기들을 분리수거 하기 시작했다.
"그래서 그 충격으로 애가 저렇게 되지 않았나 싶어. 의사도 내가 놀라면서 아이도 많이 놀란 것 같다고 그러더라고."
뒤를 돌아보니 아줌마가 반쯤 몸을 돌린 채 여전히 형형한 눈빛을 띠고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녀의 눈빛에 난 말을 잃고 말았다. 먼저 들어갈게요. 아파트 입구 속으로 그녀가 사라졌고 여전히 몸이 얼어붙은 듯 움직일 수 없었다. 기분 탓인지, 쌀쌀한 날씨 탓인지 소름이 돋아 진저리를 쳤다. 빠르게 분리수거를 하고 손을 털었다.
"저게 우리를 놀리고 있는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