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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단냥이 Apr 10. 2024

운칠기삼일까, 노력이 부족했던 걸까


나보다 경력이 적은 분, 나와 같이 매니저급이었던 분들이

속한 회사의 인력부족에 의해 팀장이 되기도 하고,


업계 커뮤니티에 "CX는 처음인데 팀장이 되어버려서 ㅇㅇㅇ는 어떻게 관리하나요?“와 같은 질문들이 가끔 올라오고,


이유야 어찌 됐든 팀장이 되니 여러 가지 활동과 콘텐츠를 하게 되는 모습을 보게 되고,


이전 회사가 망하고 들어온 현 회사에서는 팀장님과 우연히 둘만 남게 되었을 때 넌지시 “너 정도 능력에 경력이면 이미 과장은 됐을 텐데...” 하며 아직도 이런 위치에서 고생하고 있는 것에 의문과 질문을 던지시니,


나 또한 스스로에 대한 의문이 짙어진다.


딱히 무속신앙을 맹신하지는 않지만

나는 운이 없어도 너무 없는 편이 확실한 것이,


여자인 데다 마른 체형이 아니라는 이유로 승급 라인도 못 타고,

같은 직급인데 성과는 내가 배로 더 많음에도 남자가 아니니 본사로 가는 것에 대한 제안도 기회도 못 받고,

면접 5번 중 4번은 비가 오거나 태풍이 불고,

내가 가는 곳마다 리더급이 안정적으로 자리를 차지하고 있으니 승진은 고사하고 오히려 팀원 인력은 부족해서 물리적 고생만 죽어라 하고


어제는 너무 답답한 마음에 믿거나 말거나 타로와 신점을 봤는데 둘 다 똑같은 얘기를 하더라. ‘이번연도는 직업운이 없고 이직도 가급적이면 하지 말라’고. 이직해 봤자 똑같을 거라고..


내가 어디로 흘러가는지 도통 모르겠다.


아무것도 아닌 내가 아무것도 아닌 사람이 되지 않기 위해

글을 써서 콘텐츠를 만드는 브런치 작가가 되어 스스로 할 수 있는 만큼의 노력 중이지만


늘 그렇듯 자신의 부족함만 느껴지고, 구독자도 갑자기 글을 올리자마자 구독을 해제하는 것이 ‘내 글이 거슬리시나’하고 일일이 신경 쓰여서 편치가 않다.


다채로운 곳을 찾아 이직을 하고 싶고 기회가 왔지만,

한 발을 내딛기가 너무나 두렵다.


지금 서있는 곳이 그나마 남은 한 톨의 안전한 땅이고

그 앞은 낭떠러지 길이 아닐까. 하는 마음에 결정을 내릴 수가 없다.


다른 사람은 나와 다른 운을 갖고 있으니 내 머릿속에서 그들을 위한 객관적인 피드백이 줄줄 나오는데 나는 운 나쁨이라는 제약 때문에 이도저도 결정을 내릴 수가 없다.


누군가 나에게 나의 미래에 대한 정답지를 보여줬으면.


어두운 심연에서 나고 자란 나에게 지금이 최선이라고,

남들과 같은 것을 바라는 과한 욕심을 바라지 말라고 말해주었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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