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한 회사를 10년이나 다녀요> 연재를 마치며
뽀너스 큐앤에이!
세 달 동안 <누가 한 회사를 10년이나 다녀요>를 연재하며 받은 질문과 답변을 정리해 보았습니다.
https://brunch.co.kr/brunchbook/10yearwork
Q. 미리 써둔 분량이 어느 정도 되었나요?
A. 소제목과 어느 정도의 개요만 가지고 연재를 시작했습니다. 비축분을 더 준비하다가는 연재를 시작할 수 없을 것 같아서(...) 일단 시작하니 뭐가 되긴 된다! 의 마음과, 이렇게나 준비 없이 연재를 시작하다니.. 의 반복으로 보낸 세 달이었습니다. 다음에는 좀 더 준비된 상태로 시작하면 좋겠다는 생각은 합니다. 일주일에 한 편 업로드? 정말 쉽지 않았습니다.... (하핫)
Q. 연재에 나오는 이야기는 일기로 다 남아있던 것인가요?
A. 아닙니다. 일기를 매일 쓰지 않는 사람이라, 연재를 구상하면서 먼저 10+년간의 아이폰 사진과 메모, SNS 게시물을 쭉 훑었습니다. 그리고 기억 속에 남아있는 것들을 되살려서 원고에 녹이곤 했어요. 생각보다 회사에서 겪었던 많은 일들이 강렬하게 머릿속에 남아있더라고요. 그때의 마음가짐을 생생하게 표현하는 건 어려웠지만요. 올해는 일기를 매일 써보려고 알람까지 맞춰두었는데 결국은 3개월 정도 데스노트로 사용하고 포기하
고 말았답니다.
Q. 한 편을 쓸 동안 얼마만큼의 물리적인 수고와 노력이 들었는지? (예를 들어 시간)
A. 목차를 80% 이상 정하고 시작해서 비교적 큰 줄기를 헤매지는 않았던 것 같습니다. 사실 소제목을 정하기까지가 더 힘들었어요.
연재를 시작하고는 루틴이 생겼습니다. 일단 출근길, 점심시간 등을 이용해 개요를 구성하고 퇴근 후나 주말에 본격적으로 글에 살을 붙여나갔습니다. 맞춤법이나 어휘 점검 등 교정은 틈틈이 디바이스를 바꾸면서 점검하고요. 오히려 글과 어울리는 짤을 선정하는 게 더 오래 걸렸습니다. 시간으로 따지면 한 편당 도합 4시간 정도?라고 생각해 주시면 될 것 같아요.
Q. 앞으로 앤지의 회사생활에 대한 개인적 비전이 궁금해요.
A. 얼마 전 인스타그램 무물로도 비슷한 질문을 받았었습니다. 하지만 답이 딱 정해진 것은 아니에요(…)
회사에서는 늘 그랬던 것처럼 주어진 일을 열심히 할 생각이고, 보다 더 가치 있는 활동을 찾아서 해보려고 합니다. 제가 담당하고 있는 업무 중 '인클루시브 커뮤니케이션' 활동이 있는데, 시각 장애인 고객분들과 만나 메이크업의 새로운 가치를 찾아 나가는 작업이 어렵지만 매우 보람찬 일이었어요. (관련 내용은 추후 언젠가 자세히 소개할 수 있을 듯합니다) 이처럼 회사에서도 더 큰 가치를 찾아 나서는 태도로 업무에 임하려고 합니다. 회사에게도 이득, 저에게도 뿌듯하도록요.
그리고 별개로, 개인적으로는 '글 쓰는 마케터'와 '마케터를 연결하는 마케터'의 자아를 계속 유지할 생각입니다. 전자는 제가 스스로 꾸준히 해나가면 될 것 같고, 후자는 아래 트레바리 모임에서 저의 활동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무려 80명이 넘는 마케터/비마케터를 만난, 21개월째 운영 중인 독서모임이에요!)
Q. 또 준비하는 글이 있나요?
얼마 전 인스타그램에서 다음 연재 주제 관련 투표를 받았습니다. 결과는...!
고로 <뷰티 마케터의 일>로 이번 가을쯤 다시 찾아뵙게 될 것 같습니다. (희망편) 본업 이야기를 본격적으로 할 생각을 하니 조금 막막하기도 하고 우려도 되는데요. 그래도 더 생생한 일의 현장을 전해드릴 수 있을 것 같아 기대도 됩니다.
그전에는 손 풀기로 써두었던 mbti별 챗gpt 사용법(?)에 대한 단편 몇 개를 올려보려고 합니다.
(+) 덧붙여, 기억에 남는 감상들을 기록으로 남겨둡니다. 독자분들의 애정 어린 한마디가 계속 글을 쓸 수 있게 만들었어요. 개인의 경험을 글로 남긴다는 것은 혼자만의 이야기가 아닌 우리의 이야기가 된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다시 한번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마지막 에피소드로 연재를 마치는 마음이 참 오묘합니다. 시원하기도 하고 섭섭하기도 하네요. 하지만 또 다른 글로 금방 늦지 않게 찾아오겠습니다. 제 브런치를 구독해 주시고, 글을 읽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저는 오늘도 10년이나 다닌 한 회사로 출근합니다.
일하는 우리들, 모두 파이팅!
- 끝 -
작가 소개
필명은 angie(앤지). 11년 차 뷰티 마케터이자 쓰는 사람.
일을 더 잘하고 싶어서 기록을 시작했고, 회사가 나를 힘들게 할 때마다 글을 썼다. 가능한 오래 피고용인과 작가 사이를 줄 타고 싶다. 아이돌, 야구, 뮤지컬 등 오만가지 좋아하는 것을 동력으로 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