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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모리 May 31. 2023

151병동 수호천사님과의 이별

암병동 엄마를 보내다

2017년 5월 유방암 진단을 받고 6월에 첫 항암을 받을 였다.


당시, 엄마는 언니 딸을 보느라 나를 돌볼 시간이 없었고 생업이 먼저인 다른 가족들도 병원에 같이 와 줄 수 있는 상황이 못 되어 나 홀로 항암을 해야만 하는 상황이었다.


결과적으로 보면, 항암은 나 혼자서도 얼마든지 치료받을 수 있다. 151병동의 많은 환우들이 항암 마다 나 홀로 입원하여 보호자 없이도 우리끼리 잘 지내기도 했었다.


그렇게 첫 항암을 받는 날, 그분은 막 수술을 하려고 입원을 했었다.


약물이 투입되자 증상이 바로 나오기 시작했다. 스꺼움이 있었고 다리가 저려왔다. 그때


성경책이 놓인 내 자리를 보며 주님의 자녀구나 한 마디 하시더니 왜 혼자예요? 물으셨다.


사정을 다 들으시고 아파하는 내 다리를 주물러 주시기 시작했다.


그때, 내게 천사가 찾아온 것만 같았다.


그분과 서로 전화번호를 교환했다.


이후, 병실마다 찾아다니면서 151병동 환우들에게 기도를 해주고 손수 만들어 가져온 음식들을 나눠주었다.



.

내가 보험 영업일을 시작하고 나서 두 번째로 계약한 고객님을 소개해주신 분이기도 하다.


그분이 딸을 소개해주고 딸이 친구를 소개해주고 그 친구가 또 친구를 소개해주고 그 친구가 또 가족을 소개해주고 한 분의 힘이 열아홉 명을 소개해주게 만든


나의 지지자분이기도 하다.


남으로서 이렇게까지 날 돌봐주시고 잘해주신 분이 없었다.


하지만, 그분이 내게 해주신 만큼 나는 많은 것을 돌려 드리지 못했다.


그렇게  수호천사님이라 부르던 그분이 6년을 투병하고  천국 가셨다


고통 속에 있다가 천국 가셨다 생각하니 어쩌면 더는 아프지 않겠다 싶어 마음이 놓이기도 했다.


누군가의 죽음은 쉽게 잊힐 수도 있지만


어느 날 나의 글을 돌려볼 때마다

생각할 수 있을 것이다.

.

우리는 누구나 죽는다

잊지 말자.

.

.

그리고 누군갈 보낸다

잊지 말자.


나도 언젠간 가게 될 것이다.


암으로 떠나든 다른 병으로 떠나든 사고로 떠나든


항상 준비된 마음으로


오늘만 살 것이다.


날 사랑해 주던 수호천사님


사랑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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