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건강. 무엇보다 건강
건강검진을 하다가 이상소견이 나왔다.
초음파를 할 때, 유독 한 곳을 반복해서 의사가 살펴본 것이 마음에 걸렸는데 역시나 이상소견이 보여서였다.
그때도 사실 크게 생각하지는 않았다. 그냥 작은 혹이나 있겠거니.. 하고..
꼭 재검사를 받아보라는 권고에 주변 병원 중 가장 빠르게 진료 볼 수 있는 곳을 찾았다. 태어나서 건강검진 후 재검사를 받은 게 처음이라서 조금 긴장이 되긴 했지만, 그래도 일반 물혹이라는 진단이려나 하며 큰 걱정 없이 확대사진도 찍고 의사 앞에 앉았다.
근데 의사가 내 사진을 보는 표정이 살짝 심상치는 않음을 느꼈다. 자꾸만 한 부분을 유심히 보다가 전체를 다시 확인하기를 몇 번. 뭐지.. 마냥 단순하지 않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스치면서 몸이 서늘해졌다.
선생님은 '만일'을 힘주어 말하며, 이 부분이 악성이면
밑에 보이는 작은 점 또한 악성일 거라고 했다. 제자리암일지 전이된 암일지는 이후 조직검사 후, 열어보면 알 거라고도 한다. 물론 대략 80%는 양성이라는 말씀도 하셨지만, 내 기분 탓인지는 몰라도 [이게 암이라면..]이란 소리만 맴돌았다. 그리고 나는 초음파 단계는 필요가 없고 바로 조직검사부터 들어가야 한다고 했다. 설명 듣고 대답하는 내내 몇 번이나 목이 메어와서 소리가 잘 나오질 않았다. 이런 모습을 많이 보셨는지 선생님은
[마음 편히 먹고, 양성인 사람이 더 많으니까 벌써부터 걱정하지 말아요.] 하시면서 눈으로 안심을 시키신다.
집에 오는 길에, 의사인 친구에게 연락을 했다.
진료소견서를 메시지로 받아본 친구는 바로 전화를 했다. 크기가 작진 않다는 것, 그래서 혹 큰 병원에 갈 일이 생기면 MRI부터 찍게 될 것 등을 얘기해 주었다.
무려 30년 지기 친구가 진료 중에 뛰어나와 말하는 거라면 분명 예사롭지 않은 거겠구나 싶었다.
그 시간 이후, 몹시 바빴다. 아닐 것이라 믿지만 정황상 대비는 필요했다. 대학병원, 간호사, 부모님, 지인 분들과 계속 통화가 오가고 각 병원의 절차와 전문 의료진을 찾아보았다. 올해 나이가 4로 시작하자마자 이런 게 나타나다니...
처음 이틀은 진짜로 펑펑 울었던 거 같다.
새벽예배 영상 속에서 (아무리 내게 무거운 짐이 주어지더라도 그분은 우리를 지켜보십니다.)라는 목사님 목소리에 꺼이꺼이 연신 울면서 성경을 읽었다.
세상에.. 붙잡을 것이 오로지 성경이던 시절이 있었다.
그리고 조직검사 이후로는 진짜 내가 붙들 수 있는 건 의사도 부모도 남편도 아닌 성경일 것 같다.
아무것도 모르고 여전히 뒹굴거리고 나랑 공놀이를 하는 기쁨이가 얼마나 큰 위안이 되는지 모른다.
그리고, 분명 F형답게 평소 눈물 많은 남편이 얼마나 굳게 마음을 먹고 있는지도 알고 있다. 그 굳건함이 내게도 전달되어 나 또한 힘을 내고 마음을 편히 먹으려고 노력한다.
결과가 어찌 되었든,
나는 괜찮을 것이다.
그리고 늘 그렇 듯이 하루 하루 감사할 거다.
나의 주님은 절대로 나를 놓지 않으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