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 사이에 이견이 있을 때
엄미아빠의 싸움에 눈치 보는 아이
영상을 좋아하는 우리 아이에 대한 육아방식이 아빠와 엄마가 참 다른 저희 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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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 한번 틀어주면 계속 보여달라할 것이다. 시작을 말아야 한다. 정해진 시간에 약속한 영상(영어 교육 DVD)만 틀어준다.
예외는 아빠의 술로 길어지는 저녁외식(식당)에서만 본인 밥 다 먹고 아빠 식사 끝날 때까지만 본다.
아빠 : 전적으로 엄마의 교육방식에 동의한다. 그러나 아이가 원할 때는 밥을 더 잘 먹는다든지 공부를 좀 더 한다든지 하는 협상을 통해 영상(영어면 좋지만 한국 영상도 원한다면 잠깐은 가능)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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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의 육아는 전업 맘인 엄마의 담당으로 이루어지고 있어요.
그래서 아빠도 엄마의 방식이 맘에 안들 때도 있지만 묵묵히 따라주는 편이랍니다.
그런데 어느 저녁 아이가 저녁식사 자리에서 입맛 없고 지루해하니 밥 다 먹으면 영상 10분 보여주겠다고 아빠가 선언해 버렸어요. 엄마와 아빠의 싸움이 되었지요.
그날은 유치원 안 가는 날이라 이미 오후에 옥토넛 영화를 한편 봤거든요.
엄마는 낮에 영화 보며 과자까지 먹은 아이라 입맛 없는 게 당연했고 밥은 네가 살기 위해 먹는 것이니 먹는 걸로 무언가를 얻으려 하지 마라 라는 주의고 아빠는 이렇게라도 밥 먹으면 좋지 않나라는 의견이었어요.
끝낸 언성이 높아졌고 아이는 본인 때문에 생긴 다툼에 눈치 보기 바빴네요. 그게 안쓰러워 영상 한편을 보여주었고 부부 싸움은 1박 2일이 되었답니다.
저희 부부는 앞으로는 미리 엄마에게 동의를 얻고 아이와 협상하기로 결론을 냈지요.
육아를 하다 보면 장점도 있지만 단점도 있어 허락해주기 곤란한 것들이 많아요.
그래서 저도 항상 고민이랍니다.
그런데 이번 일을 겪으면서 느낀 건 어떠한 장단점보다도 중요한 건 우리 아이라는 거였어요.
그날 저녁에 아이는 아이대로 눈치 보고 부부는 부부대로 냉랭한 분위기였답니다. 하루 만에 화해하고 끝이 났지만 아이 교육에 대한 異見(이견)이 있을 때 잠시 대화를 멈추고 아이가 자고 난 뒤에 이야기했으면 어땠을까 싶었어요.
다들 알고 있는 내용이지만 실천이 참 쉽지 않네요.
그래도 둘이 이렇게 하기로 합의하고 싸움을 끝낸 우리 부부 기특하지 않나 위안해봅니다.
이렇게 부모가 되는 것이겠지요.